대정부 투쟁에 당력 집중…정우택 "文 정부 언론장악 막고 자유민주주의 수호"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설 기자] 자유한국당이 4일 북한 6차 핵실험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정기국회 '보이콧'을 부분 해제하고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원회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날 본회의를 비롯해 법안·예산안 심사를 위한 의사일정에는 불참키로 하면서 정기국회 시작부터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북핵 사태와 연관된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안보 관련 상임위에 대해선 한정적으로 협의해서 가동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강효상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다만 "북핵 문제에 한정해서 오늘과 내일만 가동하는 것"이라며 "국회 전체 일정을 보이콧하는 것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현 정부의 총제적인 위기 초래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제1야당으로서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정부의 '방송장악' '언론파괴'로 규정짓고, 대정부 투쟁에 당력을 집중할 태세다.
강 대변인은 "공영방송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오늘 중 고용노동부와 대검찰청 항의 방문을 할 것"이라며 "내일은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 정부가 초래한 안보 파탄 사태를 강력 비판하고, 방송 장악 시도를 규탄하기 위해 국민 보고대회를 갖기로 했다"며 "날짜는 미정이지만 서울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리는 본회의에 집단 불참하고, 로텐더홀에서 정부·여당을 겨냥한 피켓시위와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MBC 사장 한 명의 체포영장 발부로 전체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하는 게 아니다"며 "언론장악의 발톱을 드러내고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보이콧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BC 사태'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먼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비롯해 2016년도 결산안 처리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상임위별로 진행될 내년도 예산안 논의와 각종 세법·쟁점 법안 심사 등의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즉각 한국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산적한 민생 현안을 뒤로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MBC 사장의 거취 문제로 국회를 전면 보이콧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정기국회가 파행돼선 안 된다"며 "명분 없는 생떼 쓰기를 그만두고 공론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MBC 사태에 한국당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바른정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보이콧 여부를 포함한 정기국회 대응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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