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 인정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리운전기사들이 모여 만든 전국대리기사노조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택배기사들이 전국택배연대노조를 만들고, 역시 서울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냈다. 택배기사들이 전국단위 노조를 조직해 공식 인정을 요구한 건 처음이다.
택배노조는 1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조 설립 필증 발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택배회사 본사들엔 “부당해고 등 ‘갑질’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월8일 설립됐다. 개인사업자로 택배대리점과 계약을 통해 일해 온 택배기사들의 억울한 계약해지나 부당한 대리점 소장들의 요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모인 것이다. CJ대한통운, 롯데택배, 로젠택배, KG로지스 등에서 일하는 수백 명의 택배기사들이 가입했다.
이들은 개인사업자지만 사실상 본사나 대리점에 묶여 있는 노동자나 다름없다며 노동3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발점으로 노조 설립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택배노조는 “해고 위협 때문에 불합리함마저 이야기할 수 없는 택배기사들에게 노조는 자기의 아픈 상처를 세상에 알리고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민권”이라고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상 택배기사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있다. 택배기사를 비롯해 대리기사, 학습지교사, 퀵서비스배달원,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방송작가 등도 특수고용직에 속한다. 재능교육, 구몬학습, 웅진씽크빅 등 학습지교사들 노조인 전국학습지산업노조만 유일하게 노조 설립 필증을 발부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일방적인 계약 해지 등 회사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택배기사들의 폭로도 이어졌다. 15년 간 택배기사로 일해 온 이상용(45)씨는 “2015년 CJ대한통운 파업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뒤부터 지금까지 취업은 물론 동료기사를 돕는 일도 못하고 있다”며 회사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노조 활동을 하는 직원들의 취업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이러한 ‘택배기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가 이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수원에서 일하는 최모(40·여)씨는 “배송구역이 다른 사람보다 편하다는 이유로 대리점 소장이 일방적으로 배송수수료에서 10원씩 공제해 다른 택배기사들에게 지급하겠다고 통보한 것을 거부했다가 오는 30일까지만 일하고 나가라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이는 부당 해고”라고 말했다.
택배노조와 대리노조 조합원들은 노조 설립 필증 발부를 요구하면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5일째 노숙농성 중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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