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설비투자 개선됐찌만 수출과 건설투자 부진
올해 3% 성장하려면 3분기와 4분기 평균 성장률 0.77% 돼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올해 2분기 우라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수출과 건설투자가 부진하면서 1분기에 기록했던 깜짝 성장은 이어가지 못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정부가 기대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3%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를 보면 2분기 실질 GDP는 약 387조원으로 전기대비 0.6% 증가했다. 1분기 기록했던 1.1%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1분기에 깜짝 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가 개선된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것이 한은 측의 설명이다.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민간소비가 성장을 주도했다. 2분기 민간소비는 1분기보다 1% 늘었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가전제품과 휴대전화를 비롯한 내구재 소비가 호조를 보였다.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힘입은 소비자심리 개선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소비 성장률도 1.1%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1분기(1.4%) 이후 5분기 만에 1%대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급여비 등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설비투자도 5.2% 증가해 2분기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반도체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기계류 투자가 3.7% 증가했고 운송장비 투자는 항공기, 자동차 등이 늘어 8.7% 증가했다.
다만 수출은 주춤했다. 자동차와 화학제품 수출이 난항을 보이면서 전기대비 수출이 2.9% 감소했다. 이는 34분기 만에 최저치다. 수입도 기계류가 늘었으나 원유 등이 줄어 5분기 만에 최저치인 1.0% 감소세를 보였다.
건설투자 성장률도 1분기(6.8%)에 비해 크게 떨어진 0.3%에 그쳤다. 건물건설은 주거용 및 비주거용이 늘어나면서 2.4% 증가했지만 토목건설이 도로, 철도 등을 중심으로 5.4% 감소했다.
수출과 건설투자 등이 부진하면서 하반기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국회 현안보고에서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3%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이는 당초 추경이 집행되면 올해 GDP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정부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GDP 성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과 건설투자 부진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면 3%는 희망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 GDP성장률이 평균적으로 0.77% 정도는 증가해야 한다"며 "경제성장률을 예단하기는 어렵고 현재 수출과 건설투자 등 주요분야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기계 및 장비가 늘어났으나 금속제품 등이 줄어 전기대비 0.3% 감소했다. 건설업도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은 부동산 및 임대업이 줄었으나 금융보험업,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8% 성장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줄어들면서 전기대비 0.6% 감소했다.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의 소득을 합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금이 크게 늘고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을 받았다. 실질 GNI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0.4%) 이후 3분기 만이다
김 부장은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면서 GNI가 감소했다"며 "배당금이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많이 빠져나간 것도 GNI 감소의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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