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뭐가 다를까?
북한이 지난 26일 쏜 단거리 발사체를 두고 한미 양국의 분석이 엇갈렸다. 우리 정부는 이를 '개량형 300㎜ 발사포'로 추정했지만 미국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한미간 대북 군사정보 교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6시49분경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며 "비행 거리는 250여㎞"라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북한이 발사한 불상의 발사체는 개량된 300㎜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초기 분석 결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지만 2발은 비행에 실패하고 1발은 발사대에서 폭발했다고 했다.
다만 미국 측은 발사체의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를 수정했다. 태평양사령부는 수정해 다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발사체 3발 중 1발은 즉각 폭발하고 나머지 2발은 정상 비행에 실패한 게 아니라 약 250㎞를 비행해 동해상에 낙하했다고 정정했다.
이는 한국군과의 합동 분석을 거쳐 초기 분석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청와대 발표를 번복하지 않고 있다.
300㎜ 방사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에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무기체계로 탄두무게와 속도, 비행궤적, 파괴력 등이 차이가 난다. 방사포 포탄은 탄두 무게가 비교적 가벼워 낮은 비행궤적을 그리며 파괴력도 작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수백㎏ 무게의 탄두를 장착하고 로켓 엔진 추진력으로 비행하며 포물선에 가까운 궤적을 그린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금지하고 있지만 방사포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번 북한의 발사체는 약 50㎞까지 올라가 250여㎞를 날아갔다. 때문에 비행고도만 보면 300㎜ 방사포에 가깝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00㎜ 방사포의 최고 고도는 40여㎞, 최대 사거리는 200㎞다. 반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80여㎞인데 이번 북한의 발사체는 이에 훨씬 못 미친다.
한편 발사체의 성격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 작전도 달라진다. 300㎜ 방사포의 경우 우리 군은 물론 주한 미군에도 요격 수단이 없다.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해 포병작전으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탄도미사일의 경우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등을 통해 비행궤적을 탐지·추적하고 패트리엇 등의 무기체계로 요격할 수 있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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