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복지 공무원 일 많은데…증원 거부감 있다"

세종시 첫 방문…예고 없이 복지부 찾아
과로사 공무원 애도…공무원 근무여건 청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취임 후 처음 정부 세종청사를 방문해 예정에 없이 보건복지부를 찾아 공무원들과 근무 여건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취임 후 처음 정부 세종청사를 방문했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와 핵심정책 토의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휴일 근무 중 과로사 한 워킹맘 공무원을 애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를 먼저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25분 복지부 청사에 드러섰다. 문 대통령은 복지부 복지정책관실로 향해 과로사 한 김모 사무관이 앉아 일하던 자리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한참 동안 빈 자리를 응시했다. 김 사무관이 일하던 기초의료보장과는 기초생활보장, 취약계층 지원 등을 담당해 업무량이 타부서보다 많은 기피부서다.

문 대통령은 "세종시에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김 사무관 자리를 들러 보고 싶어 왔다"며 "그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페이스북에 추모하는 글도 남겼다.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하면서 주말에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일요일에도 근무하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닌가,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며 "복지 공무원들이 일은 많은데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복지가 필요하다. 복지 공무원 수도 적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도 일반적인 사고가 공무원 수를 늘리는데 대한 거부감이 있다"며 공무원 증원을 반대하는 야당을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면서 새 정부가 복지 정책에 관심을 쏟고 변화하고 있어 업무가 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며 "특히 기초의료보장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담당하고 기초생활보장과는 부양의무자 기준완화를 하고 있는데, 이는 새 정부에 초석을 까는 일이다. 여러분들에게 짐으로 남지 않을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