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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반대에 구청·학교 갈등까지… 기숙사 못 쓰는 경희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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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생 900여명 기숙사 입주 10일 앞두고 사용허가 안나 발 '동동'
동대문구청, 경희대에 도로사용료 내지 않으려 '꼼수' 의혹


주민반대에 구청·학교 갈등까지… 기숙사 못 쓰는 경희대생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청 앞에서 경희대 총학생회 학생들이 신축 기숙사 사용 허가 승인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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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인근 원룸주인들의 반대에 학교와 구청 간의 갈등까지 겹쳐 개학을 앞둔 경희대생 1000여명의 기숙사 입주가 불투명해졌다. 오는 26일 입주를 앞두고 '날벼락'을 맞은 대학생들은 집단행동도 불사하고 있다.


18일 동대문구청과 서울 경희대, 이 학교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동대문구청은 경희대 신축 기숙사에 대해 '교통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신청하라며 기숙사 사용 승인을 거부했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경희대 기숙사 설립 계획을 인가할 당시 정문 앞 경희대로를 공공도로로 간주하고 서울시의 교통환경영향평가를 받았는데 이제는 공공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교통개선대책을 보완해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청이 문제 삼은 경희대 정문 앞의 '경희대로'는 원래 경희대 학교법인 경희학원의 사유지지만 1960년대 말부터 구청이 수도·전기관을 매설하며 공공도로로 사용했다.


경희학원은 지난 2012년 동대문구청을 대상으로 '경희대 진입로 부지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4년 간의 소송전 끝에 승소했다. 대법원은 동대문구청이 경희학원에 도로사용료로 산정된 총 14억여원을 지불하고 향후에도 매년 1억여원씩 도로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학교 측과 총학생회는 동대문구청이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기숙사 승인을 미루는 '꼼수'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학교 인근 원룸 주인들의 집중적인 민원 제기도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룸 주인들은 신축 기숙사 설립 계획 발표 당시부터 기숙사가 들어설 경우 큰 피해를 본다며 극렬하게 반대했다. 경희대 측이 보상 및 합의를 위해 정확한 예상 피해 규모를 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에 대해선 최근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주민들로부터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하는 상태를 계속 둘 수만은 없어 서둘러 지난 7일 기숙사 사용 승인을 신청했는데 구청에서 이런 식으로 반대하고 있어 무척 난처하다"며 "이날 중으로 구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속이 타는 학생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동대문구청 앞에서 기숙사 사용 허가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1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권예하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동대문구청은 천 명에 가까운 학생들의 주거권, 교육권을 박탈하는 부당한 행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를 당장 중단하고 신축기숙사 사용을 당장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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