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 故 이맹희 추도식 첫 참석
경영진과의 식사자리에서 '사업보국' 강조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장자로서 도리를 다 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뜻인 사업보국의 정신 이어 가겠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4일 고(故) 이맹희 명예회장의 2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해 남다른 회한과 함께 '사업보국' 정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이맹희 명예회장 추도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여주시 연하산 선산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이 회장,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등 가족과 친인척, 그룹 주요 임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회장은 추모 행사에서 그룹 경영진에게 "선대회장과 명예회장이 강조해 온 '사업보국'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좁은 땅덩어리, 가난한 나라에서 이 땅의 경제인들은 고생이 많았지만 그 길만이 우리의 살길이어서 멈출 수 없다"는 명예회장의 뜻을 강조했다.
이날 이 회장은 그동안 장남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밖에 못 한 것에 대해서도 남다른 회한도 보였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자식을 대신해 마지막 길을 함께 해주신 분들 덕분에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며 "아버님의 애틋하고 따뜻했던 얼굴이 보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5년 명예 회장이 별세했을 때 건강상의 이유로 빈소를 지키지 못했다. 부친에 대한 효심이 남달랐던 이 회장은 당시에 상주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매우 비통해했다.
지난해 1주기 추모 행사에도 희귀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와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돼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가 가족을 대표해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저녁에는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가족들만 참석하는 제사가 치러진다.
이 명예회장은 2015년 8월 중국에서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 1931년 경남 의령에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 명예회장은 1962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에 입사한 뒤 1970년대 중반까지 삼성그룹의 요직을 거쳤다.
그러나 회사 경영 방식 등을 놓고 이병철 창업주와 대립했고, 1976년 3남 이건희 회장이 후계자로 지목됐다. 이후 이 명예회장은 개인적으로 제일비료를 설립하는 등 삼성그룹과 거리를 두고 살았으며, 1980년대부터는 해외에 거주했다.
한편 이 회장은 추도식 참석에 이어 오는 18∼20일(현지시간) 사흘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케이콘(KCON) 2017 LA' 현장 방문 등을 위해 조만간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그는 건강이 호전돼 지난 5월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 개관식을 통해 약 4년 만에 경영에 공식 복귀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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