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힌츠페터의 부인, 배우 송강호 등과 '택시운전사' 관람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소재 한 영화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를 찾아 실상을 전 세계에 보도한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드 여사, 배우 송강호·유해진 등과 함께 이 영화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지던 당시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 진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그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은 모두 해직 당하거나 처벌을 받아야 했다. 남편 덕분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밝혔다.
브람슈테트 여사는 "진실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남편은 말하곤 했다"며 "대한민국 광주가 인생에 있어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는데 짧은 다큐가 아닌 커다란 스크린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걸 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도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많은 이들이 광주에 대한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후 부산의 민주화운동이란 것도 사실 광주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때는 광주에 대한 유인물만 돌려도 처벌받던 시절"이라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부산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다"며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영화가 그 과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줄 것 같다"며 "광주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 이런 것이 영화의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독일 기자의 실존 인물 힌츠페터는 1980년 독일 제1공영방송 ARD-NDR의 일본특파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도움을 받아 광주의 진실을 알릴 수 있었다. 힌츠페터는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난 그의 유골 일부는 광주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치됐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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