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 출간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인간의 영원한 숙제이자 해독제가 없는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작가 김홍신(70)이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해냄)'을 내놨다. 전작 '단 한 번의 사랑(2015)'에 이어 또다시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이전 소설이 첫사랑과 다시 만나 사랑을 완성하는 연인들을 그렸다면, 이번엔 침묵의 사랑으로 곁을 지키는 성숙한 연인의 모습을 소설화했다.
김 작가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랑 이야기이자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라고 신작을 소개했다.
그는 "사랑의 본질은 생각하면 할수록 답을 내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사랑은 인류가 사라질 때까지 숙제로 남을 것 같아서 사랑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는 사회비판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본질에 관한 더 깊은 구조를 다뤄보자는 생각에서 사랑으로, 인간의 본질로 돌아온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소설에 유년시절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리노'는 작가 본인의 세례명이다. 고등학교 시절 신학대학을 준비했던 그는 어머니의 반대로 신부의 꿈을 접었다. 작가의 추억에 살을 붙이고 상상력을 버무려 소설을 완성했다. 그는 "자전소설 또는 나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실감 나게 쓰기 위해 리노라는 내 이름을 썼다"고 말했다.
책 제목에 대해서 그는 "바람은 자유로움을 뜻한다. 여기서 바람은 공기의 흐름이기도 하고 일탈을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사랑이 제약된 주인공들에게 필요한 자유로움을 바람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집필 당시 책상 머리맡에 '사랑과 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린다'는 글을 붙여놨다. 바람이 그물에 걸리듯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사랑의 힘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소설에는 '천둥·번개·바람'이라는 세 가지 핵심 메시지가 담겼다. 작가는 "천둥은 사랑하는 이를 부르는 고함, 번개는 영혼이 사랑하는 이에게 달려가는 속도, 바람은 그들의 사랑이 자유롭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의미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소설은 성당에서 복사(服事)로 활동하며 신학대학 진학을 꿈꾸던 청년 리노와 7살 연상의 성가대 반주자 모니카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리노는 성가대 반주를 하는 모니카에게 첫눈에 반한다. 리노를 신학대학 대신 의사로 만들고 싶었던 어머니는 소문난 모범생이었던 모니카에게 리노의 공부 지도를 부탁하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모니카의 옛 약혼자가 나타나고 모니카는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갑자기 결혼을 선언한다. 새로운 사랑을 두려워하는 모니카와 사랑 때문에 삶의 진로를 바꾼 리노의 사연이 1인칭 시점으로 번갈아 그려진다.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당초 등단 40주년인 지난해 이 소설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어수선한 시국 탓에 출판이 미뤄졌다. 그는 작가 고은, 한강, 공지영 등과 함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펴낸 소설 '단 한 번의 사랑'은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조명했다는 이유로 문제도서로 분류, 정부의 '세종도서' 선정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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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친일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가 됐다"면서 "시대를 비판하거나 바른 정신을 가지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또 "(문학관 개관을) 계속 소설을 쓰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앞으로도 몇 편의 사랑소설과 발해 관련된 역사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상문화재단 주관으로 건립 중인 김홍신문학관은 1617㎡(약 490평) 규모로 충남 논산시 내동에 들어선다. 교육관, 세미나, 카페, 집필관 등을 갖춰 내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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