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재계 간담회서 필요성 공감
靑 "규제 완화, 정부 혁신 과제의 핵심"
오늘 2차 소통…법인세 등 언급 주목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노태영 기자] 청와대가 재계의 숙원인 규제 완화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기업인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받아든 숙제를 풀기 위해서다. 재계는 파격적인 의전으로 격의 없이 소통한 문 대통령에게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을 약속한 대신 기업 환경 개선을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8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규제 완화는 문재인정부가 앞으로 수행할 4대 복합·혁신과제의 핵심"이라며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장시간 기탄없이 들으며 대통령께서도 공감한 부분이 있다. 문재인정부의 경제 철학에 맞게 합리적으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은 기업인들이 강력하게 요청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 등의 처리를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손경식 CJ 회장 등 전날 회동에 참석한 기업인 8명은 한목소리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앞으로 진행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철강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경제 보복을 이어가는 중국과의 갈등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는 데 문 대통령도 공감한 만큼 적극적인 해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규제 완화·투자 활성화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청와대가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건 소통의 결과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의 기업인들과 예정된 2일차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개별 기업의 현안에 대해 주로 묻고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간담회도 기업별 현안이 많아 75분으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최근 반도체 부문 호실적을 화두로 문 대통령에게 일자리 창출 및 관련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전날에 이어 사드에 따른 중국 정부의 조치와 이에 따른 경영 애로 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허 회장은 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만큼 역할이 대폭 축소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한 얘기는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최길선 회장은 최근 가동이 중지된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여부에 대한 얘기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황 회장은 정부의 통신료 인하 기조와 관련 어떤 의견을 내놓을 지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키가 190㎝인 조 사장의 등장도 문 대통령에게는 딱딱한 분위기를 푸는 화제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첫날 분위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서 오늘은 좀 더 진지한 내용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법인세 등 민감한 내용이 언급될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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