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향년 89세)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분당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김 할머니는 16세 때 중국 지린성 훈춘의 일본군 위안소로 강제동원됐으며, 3년간의 위안부 생활 동안 7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 1945년 귀국 이후 강원도 철원에서 잠시 머물다가 1998년 이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위치한 '나눔의 집'으로 옮겨 생활하던 중 고령으로 건강상태가 악화돼 지난 23일 별세했다.
이 총리는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 부원장 효련 스님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총리는 과거 할머니들께 굴비를 몇 차례 보내드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특히 고인에 대해 "유별나게 기구하신 분임에도 내색도 하지 않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가가 (불행한 역사에) 곤욕을 겪은 국민을 위로해 드리고,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신 분들께 보답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협상에 대해 "용서 못 한다. 본인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협상도 아닌 계약을 할 수 있느냐"고 말하자 이 총리는 "잘못된 것이 많은 협상이었다"고 위로했다.
이 총리는 이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호소하자 "2015년 협상이 잘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당사자가 수용하지 않은 협상이 무슨 소용 있느냐. 여성가족부 등 부처가 여러 가지 궁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휴대폰 전화번호를 직접 적어 이 할머니와 효련 스님에게 전달했다. 김군자 할머니의 사망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37명으로 줄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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