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DTI 실제 대출금리 반영
임대업자 소득 초과 대출 금지
이자보상배율 방식 도입 검토
자영업자 숨은 부채 모두 공개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정현진 기자]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미국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방식을 도입한다. 또 임대업자가 임대소득을 초과해서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이자보상배율(ICR)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8월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선진국형 DSR▲임대업자 ICR 등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가계부채의 숨은 뇌관으로 꼽히는 자영업자 부채통계 등도 종합대책에 포함된다.
신DTI는 기존 DTI와 다르게 돈을 빌리는 사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현재 소득 외에 장래 소득변화, 소득의 안정성, 자산의 장래 소득창출 가능성 등이 반영된다. 여기에 금리를 보다 정교하게 적용하는 정밀 DTI도 도입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타 은행에서 대출 받은 이자를 반영할 때 표준이율을 적용했지만 정밀 DTI가 적용되면 실제 대출 금리가 반영된다.
DSR도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미국식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적용되는 DSR 비율 기준은 국내 은행기준 보다 현저히 낮은 40%대인데, 이는 시장에서 실제로 연간 상환되는 금액으로 DSR 수치를 계산한 것이다. 현실에 맞게 적용하겠다는 게 당국의 생각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마이너스대출을 받아도 한도만큼 다 쓰지 않고, 대출 만기가 있어도 연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런 부분을 반영해 연간 실제로 상환하는 원리금 합계액을 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 480조원 중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에 대한 규제도 이번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대출로 무리하게 사업을 영위하는 개인 임대사업자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끈다고 보고, 감정가와 함께 임대 소득을 중심으로 이자 상환능력을 꼼꼼히 반영하겠다는 게 당국의 복안이다.
이 관계자는 "ICR를 통해 임대수익이 금융비용을 넘는 수준의 대출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자영업자 부채 해결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ICR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임대소득으로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대출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부동산 감정가액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역할을 한다면 임대료 수익이 DTI 역할을 하는 셈이 된다.
이 고위관계자는 "이번 종합대책에는 자영업자의 숨은 부채도 모두 공개된다"면서 "현재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48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대출은 원화대출만 포함하고 있는데 외화, 리스, 할부대출 등 자영업자의 대출 현황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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