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가계부채의 뇌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다음 달 문재인 정부가 내놓을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를 인상한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5월에 이어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전날 전국은행연합회는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48%로 전월인 5월에 견줘 0.01%포인트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3.10~4.30%이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3.15~4.35%로 0.05%포인트 인상한다. 시중은행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가장 높게 올리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2.82~4.13%에서 2.83~4.14%로 0.01%포인트 올린다. KEB하나은행은 3.02~4.10%에서 3.03~4.11%로, 우리은행은 2.87~3.87%에서 2.88~3.88%로, 농협은행은 2.61~4.21%에서 2.62~4.22%로 모두 0.01%포인트씩 올렸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금융채(AAA) 5년물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융채 기준 주택담보대출도 상승세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올해 초만 해도 2.03%였지만 17일에는 2.17%로 0.14%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65.4%를 차지했다. 대출자 10명 중 6명가량이 변동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가계부채 관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금융 당국이 사실상의 총량 관리를 하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에 두 달 연속 6조원대를 돌파했고, 상반기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도 40조원을 넘어섰다. 전 금융권의 가계부채 증가 폭은 지난 1분기 15조3000억원에서 2분기 25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 5월 이후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들썩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4조3000억원으로 5월(3조8000억원) 대비 크게 확대됐다. 정부가 6ㆍ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과열지역의 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부동산 경기는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