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이번주 내성예방 캠페인
일반인·의사 모두 적정사용 인식 낮아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11월18~24일)'을 맞아 국민들의 항생제 내성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들이 항생제(치료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생존·증식해 치료가 어려운 현상을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의 종류가 줄어들고, 특히 면역 저하자나 중증 감염 환자의 치료 경과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
세계 항생제 사용량은 2020년 15.6DID(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사용량 단위)에서 2021년 15.9DID, 2022년엔 18.9DID로 급증하고 있다. WHO가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당면한 10대 공중보건 위협 중 하나로 선정한 데 이어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최근 국제사회에서도 각국의 항생제 내성 예방관리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 열린 UN 총회에서는 항생제 내성에 관한 정치 선언문을 통해 일반인의 인식 제고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미래 세대의 핵심인 청소년 대상 항생제 내성에 대한 학교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이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약 1.2배 높고(2021년 기준),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항생제 중 약 30%가 부적절한 처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2019년, 질병청) WHO는 또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코로나 입원환자 중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는 8%에 불과한데도 실제로는 환자의 75%에서 항생제가 사용됐다고 밝히면서 향후 항생제 내성의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일반인 모두가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게 질병청의 지적이다. 의사는 지침에 따라 항생제를 적절하게 처방하고, 일반인은 처방된 약을 올바르게 복용하며, 의사에게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에서 수행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는 의사가 일반인보다 다소 높았지만,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처방)에 대한 인식은 의사와 일반인 모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인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52.9%) 정도가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30% 이하에서만 항생제의 의미와 용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의사 응답자는 약 10명 중 7명(69.6%)이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고, 주로 의사의 과도한 항생제 처방(55.9%)과 환자의 항생제 복용 임의 중단(22.1%)으로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질병청은 이번 인식주간에 항생제 적정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항·필·제·사(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요)'를 캠페인 표어로 내세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배포하고, 학교 내 활동이나 가정통신문을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의 항생제 내성 인식을 제고한다. 또 18~19일 양일간 항생제 내성 분야 정부부처와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행사도 연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달 1일부터 의료기관의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항생제 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함양과 예방수칙 준수 등 우리 모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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