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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퇴임식에서 눈물흘린 강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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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퇴임식에서 눈물흘린 강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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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20일 외교부에서 열린 '2017년도 상반기 외교부 퇴임식'의 분위기는 그동안 열렸던 퇴임식과 달랐다.

상반기 퇴임 대상자는 모두 21명, 이 중 김해용 주뉴질랜드 대사, 최종현 주네덜란드 대사, 최용진 주 네팔 대사 등 9명이 참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명의 재임 중 치적, 수상 경력, 직원들에게서 받은 좋은 평가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퇴직 직원의 이름을 직급순이 아닌 '가나다'순으로 호명한 강 장관은 퇴임자 한 명 한 명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여러곳을 다니면서 쉽지않은 환경속에서 국익과 외교발전을 위해 노고와 희생을 한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을 전달한다"면서 "10여년만에 다시 외교부 식구가 된 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 장관은 "수십년간 국가와 외교를 위해 헌신한 노력에 대해 동료들과 후배들이 가슴으로 기억하고 또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디에서 어떤일을 하게 되더라도 그동안 쌓은 귀중한 지혜를 나눠 국익과 외교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외교정보기술직으로 외교부에 들어와 31년간 외교부 본부와 8개 재외공관에서 통신 담당자 또는 영사로 근무한 이인용(60) 영사는 "31년 동안 영사업무를 하면서 사건·사고가 많아 (외국) 교도소도 가보고, 구치소도 가보고, 이민국 보호소에도 가보고 재판정 방청석에도 앉아 봤다"면서 "(외교전문을 보내는) 통신이 불통돼 2∼3시간 동안 직접 받아 적어서 전문을 보낸 적도 있었다"고 외교부 생활을 회고했다.


오·만찬사, 축사, 인사말 등 각종 연설이 일상인 대사 출신들의 퇴임사와 달리 진솔하고 투박한 말투로 지나온 역정을 돌이키는 선배를 보며 남은 후배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매년 상하반기 각 한차례 열리는 퇴임식에서 대사 출신 등 고위직이 퇴임사를 도맡았는데 이 영사처럼 고시 출신이 아닌 중하급 직원이 퇴임사를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외교부 당국자의 전언이다.


고시 출신이 아닌 강 장관의 취임 후 처음 열린 외교부 퇴임식에서 볼 수 있는 의외의 풍경들에 외교부 직원들은 신선한 감동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에 북받힌 강 장관도 연신 눈물을 훔쳤고, 후배들은 떠나는 선배들을 위해 들국화의 '축복합니다'를 합창했다.


한 퇴임식 참석자는 "외교부의 달라진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탈권위 흐름도 느껴졌다"면서 "떠나는 선배들의 모습에서도 서운함보다 만족스러움이 느껴져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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