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빠진 중소기업…채용축소 현실화되나

최저임금 16.4% 인상 7530원…역대 두 번째 높은 인상률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자 중소기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당장 채용 축소나 감원 등 혼란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입장을 내놓으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정부가 임금보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5일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16.4% 증가한 7530원으로 결정하자 중소기업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자료를 내고 "(새로 결정된 최저임금에 따른)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액을 계산해 본 결과 올해보다 15조2000억원이 더 들 것으로 추산됐다"고 했다.

정욱조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현재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새로 최저임금 대상이 되는 근로자 460만 명을 대상으로 추가될 인건비를 계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확정된 인상률 16.4%는 2007년(12.3%) 후 11년만의 두 자릿수다. 2001년 16.8% 올린 것 다음으로 인상폭도 크다. 갑작스런 부담 증가만은 막아달라는 절박함을 호소해온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에게는 매우 당혹스런 수치다.

어려워진 경영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당장 '인력축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의 세밀한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고율 인상될 경우 중소기업 거의 전부(97.6%)가 '고용축소'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인상을 수용하겠다는 답은 10.2%, 고용을 유지한 채 임금을 삭감하는 방법으로 대응한다는 답은 14.2%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이 더 걱정하는 부분은 최저임금이 매년 큰 폭으로 올라, 수년내 1만원대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올해 최저임금 6470원을 2018년 7485원, 2019년 8660원, 2020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중기중앙회는 이런 공약이 이행되면 중소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액이 2020년부터 매년 81조525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기중앙회는 "급증한 최저임금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업종별 차등 적용 등 불합리한 현행 제도 개선과 함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경감 방안을 조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같은 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충격 완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지원 방안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보전 지원'을 요청하는 중소기업이 61.1%로 가장 많았다. '4대 보험료 지원확대'(42.2%), '최저임금 인상기업 세제혜택 제공'(34.6%), 최저임금 인상분 하도급 납품단가 제도적 반영(32.5%) 순으로 조사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