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은행원의 별'로 불리는 부행장에 상업고등학교(商高) 출신들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학벌 보다는 능력 위주의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광주상고)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강경상고)을 필두로, 굴곡진 인생을 극복하고 최고의 위치에 오른 국내 대표 은행의 리더들이 존경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행장과 부행장을 포함해 총 40명의 임원 중 16명이 상고 출신이다.
우선 신한은행 최병화 부행장(기업그룹 겸 대기업그룹)과 서춘석 부행장(ICT그룹 겸 디지털그룹)이 덕수상고를 나왔다. 또 서현주 부행장(영업기획그룹)은 부산상고, 이기준 부행장(여신심사그룹) 선린상고, 김창성 부행장(영업추진2그룹) 경기상고를 졸업했다. 신한은행 부행장 13명중 5명이 상고출신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6명의 부행장중 3명이 상고를 나왔다. 오평섭 부행장(고객전략그룹)은 광주상고, 이용덕 부행장(여신그룹)은 대구상고, 김기헌 부행장(IT그룹)은 덕수상고를 각각 졸업했다. 윤종규 은행장까지 하면 7명중 4명이 상고출신이다.
하나은행은 함영주 은행장을 비롯 정정희 부행장(기업영업그룹ㆍ덕수상고)과 한준성 부행장(미래금융그룹ㆍ선린상고) 등 5명의 경영진중 3명이 상고를 졸업했다.
우리은행 역시 12명의 부문장 및 부행장 중 4명이 상고를 나왔다. 정원재 부문장(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은 천안상고, 김홍희 부행장(부동산금융그룹)은 전주상고, 김선규 부행장(여신지원그룹)은 대구상고, 조재현 부행장(스마트금융그룹)은 마산상고 출신이다.
상고 출신들이 최근들어 주요 핵심 요직에 다시 오르고 있는 것은 성과주의 확산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과거 인사철마다 '고금회(고려대 출신 금융인 모임)', '서금회(서강대 출신 모임)' 등 특정 대학 출신이 금융권 핵심 인맥으로 떠올랐던 것과 달리 지연ㆍ학연을 배제한 채 성과만을 판단하겠다는 은행들의 인사 방향이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금융권에서도 상고 출신 리더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고 있다"면서 "학벌이나 명패보다 실질적인 업무 성과와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가 긍정적이고, 금융권 내부에서도 실적 위주의 인사와 발탁이 행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준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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