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부동산대책, 은행 건전성 좋아지지만 순익 떨어져…투기수요 잡혀 아파트값 상승률 둔화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정부가 부동산 대책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함에 따라 은행권 한편에선 안도의 분위기가, 또다른 한편에서 걱정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은행 건전성에 청신호가 켜진 반면 수익성에는 적신호가 들어왔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은행 여신 건전성은 강화시키지만 수익성은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 은행권 수익은 부동산 시장과 같은 선상에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했던 참여정부 시절인 2004~2007년은 말그대로 은행권 활황기였다.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지난 2006년 13조3000억원, 2007년에는 15조원까지 올라갔다.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8년 7조7000억원, 2009년 6조9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택시장이 활황이던 2011년에는 다시 11조8000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주택시장이 침체됐던 2013년에는 순익이 3조9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서 LTV 규제 완화 등이 이뤄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은행권 당기순이익도 2014년 다시 6조원, 2015년 6조4000억원 수준으로 회복됐다.
다만 은행권은 이번 규제가 핀셋규제라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순익구조가 널뛰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수요자에 대한 퇴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A은행 여신담당자는 "DTI 강화에 대해서는 기존 은행권 DTI 평균이 35~45%이기 때문에 10% 비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며 "급상승했던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조절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은행 여신담당자는 "강남재건축은 통상 낮은 전세가율(35% 수준)로 인해 전세보증금과 후순위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LTVㆍDTI 강화로 후순위 대출 한도가 줄어 일부 투기 수요가 이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집중적인 가계부채 관리로 이미 여신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비율 조정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은행권은 더욱 강력한 정부 대책이 나올 경우 하반기 분양시장이 침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최근 집값 급등지역인 서울,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 하남시, 고양시, 남양주시, 화성시 동탄2신도시, 부산시, 세종시는 이번 조치로 집값 진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집단대출 잔금대출에 대한 DTI 적용으로 향후 분양권 시장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D은행 여신담당자는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 가격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고 투자수요가 다수 유입되는 분양권 매매시장, 강남재건축, 고가아파트 등 가격상승세 특히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대출 금리와 부동산 투자는 반대로 가는 것이 맞지만 국내의 경우 부동산 시장과 은행 수익이 맞물려 가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대책이 끝이 아니라 하반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나오게 되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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