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오리온이 인적분할 후 실망스런 데뷔전을 치른데 이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투자회사)와 오리온(사업회사)의 분할 후 재상장 첫날이었던 지난 7일 시가총액 합은 3조9297억원에 그쳤다.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 주가는 각각 0.6%, 3.28% 반등한 3만3100원, 8만520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 합이 4조원 근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 분할전 종가 기준 오리온의 시가총액은 4조7947억원이었다.
인적분할 후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시장의 기대치와 완전히 대조적인 결과가 나온 셈이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오리온홀딩스과 오리온의 분할 후 적정 시가총액을 8570억원과 5조952억원, 총합 5조9522억원까지 예상했었다.
오리온의 중국 사업 부진이 실적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정지 전 분할로 인한 기업가치 상향 기대감이 지나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정지 전 오리온은 1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인적분할 후 합산 시가총액 증가에 대한 기대감 및 오리온의 중국 실적 부진이 3~4월에 저점을 찍고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을 주가에 선반영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 부진으로 2분기의 실적 가시성도 매우 낮아진 상황에서 사업회사 오리온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이슈로 인한 주가 변동성은 매매거래 정지 전에 충분히 반영된 반면, 기대 대비 사드 영향의 개선 속도는 늦어 재상장으로 인한 단기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중국법인의 실적 개선 속도가 오리온 기업가치와 주가 변동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손 연구원의 판단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연내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오너 일가의 주식스왑(오리온의 지분을 오리온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이라는 변수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홀딩스 기업가치는 연내 주식스왑시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주가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변화할 소지가 있다"며 "또한 오리온홀딩스가 새롭게 추진하는 생수사업 등에 많은 자금이 소요되므로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적 전망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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