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46분께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 양재나들목 부근 1차로에서 광역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으며 7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가 들이받은 K5 승용차는 버스 아래에 깔리면서 타고 있던 50대 부부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16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버스 기사는 졸음운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현장에서는 버스의 제동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정황을 종합하면 버스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하다가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채 그대로 K5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연달아 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날 사고 당시 주변을 지나던 차량의 뒤쪽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은 사고 당시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말해준다.
이 버스는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던 광역버스로 버스전용차로인 1차로가 아닌 2차로로 돌진해 앞서가던 K5 승용차를 뒤에서 덮쳤다. 그러면서 K5 승용차를 올라탄 채로 2차로와 1차로를 넘나들면서 다른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중앙분리대에 부딪히고 나서야 겨우 멈췄다.
버스에 깔린 K5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종잇장처럼 구겨졌고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에 나섰지만 사고 승용차 안에서 50대 부부는 숨진 채 발견됐다.
가해 버스에는 운전사 김씨 외 승객 4명이 타고 있었지만 큰 부상없이 귀가했다.
이날 참변을 만든 ‘졸음 운전’은 '도로 위의 흉기'로 불린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둔내터널 구간에서 관광버스가 졸음운전으로 앞서가던 차량을 덮쳐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이 구간에서는 올해 5월에도 버스 추돌사고로 노인 8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7639건이 발생했고 35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100명이 넘는 사람이 졸음운전으로 인해 도로에서 숨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는 660건으로 사망자는 93명에 이른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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