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회담서 "한국에 사드배치 반대"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수호 의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9일 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해야한다"며 대북 추가제재 필요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직면한 매우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중국이 해온 일들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저와 시 주석이 원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통신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 상황에 대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고위급 교류, 전략적 상호 신뢰를 증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오는 19일 트럼프 행정부 이후 첫 포괄적 경제 대화를 개최하는 한편 가까운 시일 내 법 집행, 사이버 안보, 사회·인문 관련 대화를 여는 등 지난 4월 마라라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4단계 고위급 대화 메커니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시 주석은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간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미국과 '1년 협력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양국의 군사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조속한 시일 내 양국 국방장관의 상호 방문을 제안했다. 그는 또 오는 8월 미국 합참의장의 방중, 11월 양국 합동참모본부 간 첫 번째 군사 대화, 2018년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최대 해군연합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중국 해군의 참가를 요청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상호 이견을 보이거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적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남태평양에서 최근 미국이 재개한 '항행의 자유'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에 대한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미중 정상 회담은 마라라고 회동 후 두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중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