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동포들, 문 대통령 부부 열렬히 환영
문 대통령-김정숙 여사 애칭 쓴 문구 들고 대기
문 대통령 10분 연설에 16차례 박수
메르켈과 회담 장소 총리실 앞에서도 환호성
[베를린=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국의 대통령을 맞은 백발의 동포들은 아이돌스타를 만난 10대들처럼 열렬히 환영했다. 대통령의 말이 끝날 때 마다 박수를 쳤고 환호성을 울렸다. 대통령이 10분 남짓 연설하는 동안 박수가 16차례 터져 나왔다.
5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동포 오찬 간담회가 열린 독일 베를린 하얏트호텔 1층 그랜드볼룸은 아이돌스타의 콘서트장 같았다.
행사장 입구에는 교민들이 'MY PRESIDENT MOON', '달님', '이니(문 대통령의 애칭)&쑤기(김정숙 여수의 애칭) 사랑해요', '(세월호)선체조사위 출범 감사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작은 노란색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일부 교민들은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포옹을 했고, 단체로 “문재인”을 연호했다.
개그맨 김영철 씨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파독 간호사와 광부 등 동포 200여명이 참석했다.
청중들의 대답을 이끌어 내는 문 대통령 특유의 문답식 연설에 재외동포들은 우렁찬 대답과 박수로 호응했다. 문 대통령이 “촛불혁명 이후 여기 독일에서도 한국에 대한 평가가 많이 달라졌습니까”라고 묻자 참석자들은 “네”라고 대답하면서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이 “여러분도 자부심을 느끼십니까”라고 재차 묻자 참석자들은 다시 대답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이 “한글학교를 적극 지원해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 “무엇보다도 여러분들이 더 많이 더 쉽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외동포 선거제도도 대폭 개선하겠다”면서 재외동포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제 다음 누군가는 통일 한국의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제가 초석을 닦겠습니다”, “다시 한 번 동포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여러분이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당당하고 품격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라는 대목에서도 환호성을 울리면서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의 인기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열린 독일 베를린 총리실 앞마당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밤 두 정상이 한독정상 만찬회담을 끝내고 환송장에 나오자 총리실 담장 너머에 모여 있던 교민들이 문 대통령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문 대통령은 담장 쪽으로 100여m를 걸어가 교민들과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을 뒤따라가 함께 인사를 나누면서 대통령과 교민의 해후 장면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봤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를 본 총리실 관계자가 '이런 장면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메르켈 총리의 문 대통령에 대한 환대가 각별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만찬회담에서도 문 대통령과 한국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데, 탄핵의 어려움을 겪고 한국 민주주의가 성숙한 것을 보여주는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기대와 경제성과 참여에 대한 기대, 균형 잡힌 발전 등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의 기대는 이러한 것들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어떤 생각인지, 그리고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여쭙고 싶다”고 말했다.
베를린=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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