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말 전력수급계획 발표 앞둬
전력소비업종 1위 정유, 2위 철강 입장 차이 뚜렷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경유세 인상 논란 만큼 올해 산업계를 달굴 쟁점은 전기료 인상이다. 정부는 연말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탈(脫)원전ㆍ탈 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료 인상 확률이 높아지자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온도차가 있다. 특히 전력소비 1, 2위 업종인 정유와 철강 간 입장이 갈린다. 지난해 석유화학 업종은 국내 판매된 전력 중 11.8%(584억8300만kWh)를 썼고, 철강은 9.1%(450억500만kWh)를 소비했다. 철강은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을 반대 하는 반면 정유업계는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석유세↓ 석탄세↑' 원하는 정유업계…전기요금 올라도 감수
정유사들이 원하는 건 석유 세금을 내리는 대신 석탄ㆍ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에너지의 세금을 올리는 것이다. 전체 에너지 세제의 88%가 휘발유와 경유에 집중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에너지 세제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유업계가 정부를 설득하는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이서혜 사단법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연구실장은 "과거 석유제품이 사치품으로 분류돼 석탄이나 액화석유가스(LPG)와 같은 다른 에너지원들보다 과도하게 세금이 매겨진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다른 에너지원들과 석유제품의 세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업계 바람대로 '에너지 세제 형평성'을 맞출 경우 석탄이나 LNG,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 요금은 올라가게 된다. 발전용 유연탄은 kg당 개별소비세만 30원 붙는 수준이다. 우라늄엔 세금이 없다. LNG도 수입원가의 3% 관세와 개별소비세 60원이 부과되지만 석유에 비해선 극히 낮다. 지난 5월 기준 주유소 판매 휘발유는 867.92원, 경유는 630.63원의 세금이 붙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 세금을 낮추고 다른 에너지원 세금을 높이면 산업용 전기세는 올라가겠지만 이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며 "오히려 지금은 전기료가 낮아 전기 과소비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산업용 전기 이미 많이 올라…철강사들 큰 타격"
국내 전력소비 2위인 철강업계는 전기세 인상을 반대한다. 과거엔 산업육성을 위해 산업용 전기세가 저렴했지만 2000년 이후 산업용 위주로 84%나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산업용 전기의 '원가회수율'도 2015년 기준 109%로 집계됐다. 원가회수율이란 전력 판매액을 전력판매 원가로 나눈 수치다. 100% 이상이면 한국전력이 전기를 원가보다 비싸게 팔았다는 의미다. 주택용 원가회수율은 95%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가회수율을 보면 산업용 전기가 주택용 전기보다 결코 싸지 않다"며 "단순히 공급원가로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 산업용 판매가는 kWh당 107원, 주택용은 124원이다. 산업용이 낮은 이유는 공급원가가 싸기 때문이다. 산업용은 고압전력을 받기 때문에 배전 투자비가 싸고 배전손실률도 낮다. 물 1t을 받을 때 한꺼번에 탱크에 받는 것과 생수병에 나눠 받는 것에 원가 차이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산업용 공급비용이 다른 용도 대비 22.2원/kwh 저렴하다는 숭실대학교 연구결과도 있다.
철강업계는 이런 논리를 내세우며 정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를 주로 쓰는 철강사의 경우 원가의 10%가 전기세인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르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중으로 탈원전ㆍ탈석탄ㆍ신재생에너지 등이 반영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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