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스타필드 하남 등 최근 복합쇼핑몰
부동산 임대업 등록으로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대상 빠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매장 임대업자 등록 아울렛과 복합쇼핑몰 규제 필요"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인 스타필드 하남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유통업계의 '갑질'를 규제하는 대규모유통업법에 스타필드 하남과 같은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을 포함시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백화점과 같이 매출액의 일부분을 추가 수수료로 받는 아웃렛이나 복합쇼핑몰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유통업체가 '소매업자'인 경우에만 적용돼 '매장 임대업자'로 등록된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은 규제대상에서 빠져 불공정 행위 방지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대상을 소매업자에서 '상품 판매(소매)에 관여하는 임대업자'까지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아웃렛 등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 납품업체에게 마케팅 비용 떠넘기기와 같은 각종 불공정거래를 할 경우 처벌하는 법이다. 롯데아울렛과 현대아울렛을 비롯한 기존의 대형 유통업체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대형종합소매업'으로 분류돼 이 법이 적용됐지만,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과 스타필드 하남 등 최근 생긴 복합쇼핑몰들은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 등으로 등록돼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들 아울렛과 복합쇼핑몰의 경우 기존 대형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기본 임대료에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추가수수료로 받는 '임대을'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기존의 대규모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규제해야 한다는 것.
김상조 위원장은 "단순히 매장만 빌려주고 정해진 임차료(정액 임차료)를 받는 경우 매장에서 판매액이 증가해도 자신의 임차료 수입은 고정돼 있기 때문에 스스로 판촉활동을 하거나 입점업체에게 판촉비용을 떠넘길 이유가 없다"면서 "하지만 판매액에 비례하는 임차료를 받거나 입점업체와 공동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판매활동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임대업자는 사실상 유통업체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상품 판매액이 증가할수록 자신의 수익도 증가하거나 판촉행사에 따른 수익을 입점업체와 공유하는 사업자들이기 때문에 판촉활동을 강요하거나 판촉비용을 떠넘기는 등 유통업체와 유사한 불공정 행위를 할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에는 박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규모 유통업자 개념에 '3000㎡ 이상인 점포를 소매업에 사용하거나 그 일부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자'로 확대해 복합쇼핑몰과 일부 아웃렛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올해 초 정무위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쟁점법안에 밀려 논의가 미뤄졌다.
김 위원장은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 만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겠다"면서 "그동안 법 적용대상에서 빠졌던 일부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입점상인들이 대규모 유통업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불공정한 유통 거래관행을 예방·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 그동안 대규모유통업법 사각지대에 있는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등을 실태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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