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학년도부터 2021학년도까지…수능, 격변의 역사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김상곤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새 정부의 교육 개혁이 본궤도에 오른다. 우선 오는 8월 발표될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오는 2021학년도 수능 시험부터 전격 도입될지 여부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확정된다면 지난 1994학년도 첫 시행 후 숱한 변화를 거쳤던 수능 제도는 또 한차례 격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암기식 학력고사 탈피, 수학능력시험의 탄생= 1994학년도에 처음 실시된 수학능력(修學能力) 시험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선발'이라는 측면이 강한 시험이었다. 이는 기존 학력고사(學力考査)가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잘 배웠는지를 측정하는 '평가'라는 의미가 강해 주입식ㆍ암기식공부가 성행했다는 비판에서 도입됐다.
첫 해는 언어와 수리ㆍ탐구, 외국어영역을 200점 만점으로 2회가 실시됐고, 두번 중 좋은 성적을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험 난이도 조절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듬해인 1995학년도부터는 연간 1회만 실시됐다. 또 1995학년도 수능부터는 수리, 탐구에서 일부 과목의 계열별 출제와 문항당 배점이 다양화됐다.
1997학년도에는 소위 '상위권' 대학에서 시행해 오던 '본고사'라 불리던 논술이 국ㆍ공립대학에서 폐지됐고, 수능은 200점 만점에서 400점 만점으로 점수가 확대됐다.
1999학년도는 6차 교육과정 적용을 받아 실시된 첫 수능으로 수리탐구Ⅱ 영역의 선택과목이 최초로 도입됐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ㆍ불리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표준점수도 최초로 도입됐다.
2001학년도에는 제2외국어 영역이 선택과목으로 추가됐고, 2002학년도 수능에서는 총점제가 폐지되고 영역별 점수가 제공됐다. 2004학년도에는 기존 소수점이었던 문항당 점수가 정수로 변경됐다.
2004학년까지를 제1기 통합형 수능의 시기였다면, 2005학년도 수능은 7차 교육과정에 적용을 받아 전 영역 선택형 수능이 처음 도입되고 탐구영역에서도 과목별 선택이 가능해졌다. 직업탐구 영역이 신설되고 제2외국어 과목으로 한문도 추가됐다.
이후 큰 변화 없이 시행되던 수능은 2008학년도 사교육 억제 및 고교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수능의 영향력 축소를 기조로 한 수능등급제가 시행된다. 하지만 큰 혼란을 야기한 등급제 수능은 1년만에 폐지돼 2009학년도는 표준점수, 백분위와 등급을 함께 병기하게 됐다. 이후 2011학년도에는 EBS 연계율 70% 적용, 2012학년도에는 탐구영역 3과목으로 선택 제한 등 소소한 변화가 있었다.
◆평가에서 선발로, 선발에서 다시 자격고사화?= 2014학년도 수능의 경우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기존과는 다르게 비교적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기존 언어, 수리, 외국어에서 교과와 동일하게 국어, 수학, 영어로 영역 명칭이 변경되고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의 수준별 수능이 실시됐다. 하지만 수준별 수능이 선발에서의 효과를 얻지 못해 영어와 국어는 다시 통합되고, 수학의 경우 계열별로 가형과 나형으로 구분돼 실시하게 됐다.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에서는 한국사가 필수로 지정돼 절대평가로 치러졌으며 올해 11월 실시되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학생들의 영어 부담 해소를 위해 영어영역에서도 절대평가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제 수능은 2015 신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게 되는 2021학년도부터 절대평가 전환 여부와 함께 수능의 실시영역과 방법 등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지난 2014학년도 선택형 수능 이후 가장 커다란 변화로 기존 '선발'이라는 측면이 다시 보편적인 '평가' 또는 '자격기준'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21학년도 수능도 개편하기로 하고 지난해 4월 정책연구를 시작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ㆍ이과 구분을 없애고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 과학탐구실험 등 7개 과목을 공통과목으로 공부하게 했으며, 이에 따라 수능 개편안 역시 출제 영역과 범위, 문항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가 핵심이 된다.
교육부는 정책연구 결과를 이달 중 공개하고 공청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확정할 예정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수능이 절대평가로 변경되는 등 제도가 변하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준비만 철저히 하면 튼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능제도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되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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