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살았던 세계와는 다른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역사 속 인물들. 그중 1920년대 독립을 위해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았던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이 영화로 관객 곁을 찾는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최희서)의 실화를 다뤘다.
‘박열’은 부당한 권력에 맞선 용기와 독립을 향한 뜨거운 열망, 일제 강점기와 맞물린 아나키즘에 대해 파격적으로 그리며 당시에 비해 수동적으로 살고 있는 현 시대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일제가 저지른 관동대학살을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지목된 박열은 오히려 자신이 황태자 폭탄 암살을 계획했다고 자백하며 스스로 대역죄인이 된다. 그는 일본인 예심 판사와의 심문 과정에서 마치 본인이 윗사람인양 반말을 하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재판에 서지 않겠다고 큰소리치며 일본인들을 제 멋대로 굴린다.
특히 박열은 피고인 신분임에도 불구, 조선의 전통 예복을 입고 법정에 등장한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를 비난하며 일제의 만행을 고하기까지 한다. 판사가 들어와도 불량스럽게 노려보며 패기있는 모습을 보이는 박열에게서는 두려움과 망설임 따위 엿볼 수 없다.
불령사에서 박열과 함께 활동하는 가네코 후미코 또한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제국주의 반대를 외친다. 그는 박열이 쓴 ‘개새끼’라는 시를 보고 박열의 패기에 반해 “동거합시다”라는 말을 건넨다. 그런가하면 불령사 단원들과 함께하는 작전에서 폭탄 입수 지시를 밝히지 않은 박열에게 사상적 동지 의식을 잊었느냐며 대차게 그의 뺨을 때리기도 한다. 신념으로는 박열에 뒤지지 않는 후미코는 영화가 박열이라는 인물에만 집중해 이야기를 이어가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박열’은 남녀를 막론하고 현 시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능동적인 사람을 조명한다. 그들의 치열함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이 영화는 전국 영화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미디어이슈팀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