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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늙어가는 대한민국, 이민자 유입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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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늙어가는 대한민국, 이민자 유입 고려해야 오영호 前 코트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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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얼마 전 5박6일 일정으로 '카리브해의 진주' 쿠바에 다녀왔다. 지금까지 10여 차례 방문했지만 쿠바는 역시 오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갈 때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고, 귀국길에는 뉴욕을 거쳤다. 편도로만 거의 하루가 걸리는 긴 여행길에 쿠바와 미국, 캐나다 세 나라의 글로벌 전략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커졌다.


쿠바는 2015년 7월 미국과 54년 만에 관계가 정상화됐지만 오랜 경제제재 때문인지 매번 비슷한 풍경이다. 담배와 매연에 찌든 아바나공항 주변의 매캐한 냄새, 빨강ㆍ초록ㆍ노랑으로 알록달록한 건물들, 에너지 부족으로 칙칙한 밤거리까지…. 반면 미국과 캐나다는 짧은 역사 속에도 많은 변화를 겪으며 제 갈 길을 걸어왔다. 해외 이민자들이 세웠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회 구성과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많다.

미국은 '용광로 나라' 또는 '멜팅 팟(melting pot)'으로 불린다. 여러 이민자 문화가 섞이고 섞여 결과적으로 단일문화를 형성했다. 그래서 미국은 다문화 사회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용광로'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녹여내 하나의 정체성을 갖게 한다. 단일 정체성은 미국이 단기간에 강력한 패권국가로 발전하는데 크게 기여했지만, 인종적ㆍ문화적 갈등과 대립을 시한폭탄처럼 안고 사는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


캐나다는 '모자이크 나라' 또는 '샐러드 볼(salad bowl)'이다. 그야말로 다문화주의다. 세계 최초로 다문화 정책을 채택해 자국으로 유입된 다양한 문화를 하나로 통일시키기보다 조화롭게 배치하는 데 힘써왔다. '공존'을 중시하다 보니 국가 정체성도 약하고 모든 사물에 영어와 불어를 병기하는 등 비용도 많이 들지만, 중장기적인 목표는 항상 조화와 안정이다. 한때 연방정부를 위기로 내몰았던 퀘벡의 분리 독립운동도 잠잠해졌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시행 이후 한때 확산되는 듯했던 미국과의 통합여론도 이제는 캐나다인의 90%가 자국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 여길 만큼 자부심도 강해졌다.

역사적으로 지나치게 동질성을 추구하는 사회는 지적ㆍ예술적ㆍ경제적 정체를 경험하는 법이다. 특히 외부세계의 영향에 의도적으로 저항함으로써 동질성을 지키려고 했던 사회는 더더욱 그렇다. 반면 집단의 다양성은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키워준다. 사회 구성원 각각의 내재적 창의성뿐 아니라 외부의 사상과 이주민들이 불러온 개방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교한 것은 2050년이 되면 고령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아진다는 우리나라가 북미의 두 선진국 사례에서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인구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출산율 제고와 이민자 유입이란 두 가지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출산율 제고는 일본ㆍ싱가포르 등 우리보다 고령화 정도가 심각한 나라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민문호 개방은 어떨까. 미국이 추구하는 '용광로 방식'은 영토 확장과 전쟁 참여, 냉전을 거쳐 나온 과거사의 산물이란 점에서 채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조화를 도모하는 캐나다의 '모자이크 방식'이 현실적이다. 풍부한 자연환경 속에서 토착문화와 외래문화가 조화를 이뤄 앞날을 헤쳐 나가는 캐나다는 우리 미래를 위해 분명 꾸준히 공부해야 할 대상이다.


한국 사회가 인종적ㆍ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성 그리고 균형성을 갖춘 글로벌 스탠더드를 정립하고, 그런 마인드로 이민 정책을 펼친다면 '늙어가는 한국'의 허리가 펴지지 않을까. 그게 '젊은 한국', '힘찬 한국'을 위한 솔직한 대안이 아닐까.


오영호 前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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