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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공공부문 팽창, 공동체에 득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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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공공부문 팽창, 공동체에 득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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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역사는 풍성한 교훈을 담고 있다. 사람들은 유난히 우리 시대는 특별한 시대라고 외치고 싶지만, 사람 사는 일은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동안 읽었던 여러 책 가운데서 이따금 생각나는 책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다. 이 책 중에서 단연 압권은 로마의 몰락을 재촉하는 우연찮은 사건이다. 기원전 3세기 후반에 살았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통치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한 체제 개혁을 단행한다. 그가 내린 결정이 로마 제국의 몰락을 재촉할 지 그 자신은 잘 몰랐다. 무슨 특별한 악의에서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결정으로 말미암아 로마 제국은 되돌릴 수 없는 몰락의 길로 달려가고 만다. 결국 150년 후에 로마는 지구상에 사라지고 만다.


그가 내린 체제 개혁은 '사두 정치'라 하여 두 명의 황제와 두 명의 부황제가 각각 동로마와 서로마를 분할 통치하는 것이었다. 각각의 황제와 부황제가 거주할 대도시를 수도화하는 작업이 진행되는데, 문제는 '수도'를 만드는 비용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수도' 안에 채워야 할 사람에게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거대한 군대와 거대한 관료 기구가 탄생해 제국의 재정을 압박하고 결국 갑절로 늘어난 병력과 비대화된 관료기구를 유지하기 위해 로마는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세금 철학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수입에 맞춰 지출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출을 충족시킬 수 있게끔 세금을 올리게 된다. 결국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농민들이 농지를 떠나고 도시로 밀려들면서 로마는 급속히 추락하고 만다.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의 진단을 이렇게 표현한다. "패권 국가에다 대제국인 로마제국이 '작은 정부'였다면 농담으로 들릴 지 모르지만, '작은 정부'였기 때문에 '팍스 로마나'를 구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로마 제국도 후기에는 '큰 정부'로 변모한다. 그리고 그 주요 원인은 군대기구와 행정기구의 비대화가 아니었을까." 시오노 나나미는 자료를 탐구하다가 발견한 그 시대 한 로마인의 서술을 이렇게 소개한다. "세금을 내는 사람의 수보다 세금을 걷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아졌다."


이 책을 읽었던 시점은 2005년이었다. 실천은 되지 않았지만 나라의 공공부문을 줄여야 한다는 '작은 정부'론이 설득력을 얻었던 시절이었다. 경제나 경영에 대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작가가 이처럼 정확하게 한 국가의 부침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근래에 우리 사회는 공무원 숫자를 증원하자는 주장이나 교사 수를 증원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또한 공공부문의 팽창에 대해서 별다른 반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작은 조직이라도 맡아서 운영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아는 진실이 있다. 가능한 간접부문을 줄여야 조직이 생존과 번영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날렵한 간접부문과 더 많은 재원이 생산적인 활동에 투입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 나라를 조직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데는 여러 문제가 있다. 하지만 수입과 지출을 기준으로 보면 나라든 조직이든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간접부문이 팽창하면 결국 재정 부담은 물론이고, 팽창된 관료제도가 다양한 제도를 신설함으로써 민간을 더욱 더 옥죄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역사는 숱한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진리가 있다. 공공부문을 팽창시키면 결국 어려움을 겪고 큰 비용을 치르고 만다는 사실이다.


공공부문을 팽창시키려는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이라면 잊지 말아야 한다. "한 사람의 공무원을 뽑는 것이 70여년에 걸쳐서 국민들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한 사람이면 할 수 있는 일을 여러 사람이 하고 있는 곳이 많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일이다. 공동체의 앞날을 생각해서 공공부문을 팽창시키는 일에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 오늘날처럼 변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의 핵심 단어는 유연성이다. 오히려 사회의 모든 부분을 유연하게 만들려고 노력할 때만이 이웃나라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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