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명사로 꼽히는 페이스북이 할리우드와 함께 드라마와 예능 TV쇼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폭스뉴스 등 외신들이 전한 26일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올 늦여름부터 TV쇼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및 기획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뉴스는 업계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현재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AA), 연합 탤런트 에이전시(UTA), 윌리엄 모리스 엔데버(WME), 국제 크리에이티브 매니지먼트(ICM) 등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기획사들과 접촉 중이며, 30분 미만 쇼프로그램 회당 300만달러(약 34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의사를 개진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케이블 TV쇼 프로그램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제작비다.
이외에도 페이스북은 6개 에피소드 미만으로 회당 100~200만달러(약 11억3000만원~22억7000만원)의 프로그램과, 회당 수십만달러의 보다 저렴한 쇼프로그램 등을 제작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타켓 시청층을 13~34세로 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17~30세를 주로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페이스북이 드라마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나 '스캔들', 리얼리티쇼 '더 바첼러' 등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원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10분 정도 짧은 형식의 대본 없는 콘텐츠에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회당 최소 5000달러~2만달러(약 570만~2280만원) 정도의 광고 수익을 나누고자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와 유사한 콘텐츠들을 페이스북과 함께 제작하고 있는 매체는 버즈피드와 ATTN, 리파이너리29 등이 있다.
페이스북이 자체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것은 뒤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 등 경쟁사는 이미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스냅챗은 디즈니, MTV, 타임워너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넷플릭스나 아마존처럼 한 시즌 전체를 동시에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TV쇼 방식처럼 회마다 차례로 공개할 것이며, 시청자에 대한 정보를 협력사와 모두 공유할 것이라고 할리우드 업계에 공언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투명성'에 대한 강조는 페이스북 20억 유저의 취향과 습관에 대한 정보를 통해 더 인기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할리우드 연예 기업들의 구미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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