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갑질 논란 빚은 미스터피자 창업주 대국민사과 함께 사퇴 선언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회장 이어 성주디앤디 공동대표서 물러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불공정행위 규제를 위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갑질 논란'을 일으킨 유통업계 오너들이 줄사퇴했다. 대외적으로는 공정위 조사를 받는 한편, 추가적인 이미지 추락을 막고, 오너 당사자에 대한 직접조사나 매출 타격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사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잡화브랜드 MCM에 따르면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MCM의 생산·판매법인인 성주디앤디의 공동대표 직에서 최근 사임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성주디앤디 협력업체들은 이 회사가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협력업체들이 납품하는 제품에 대해 성주디앤디 측이 부당한 단가를 적용하거나 부당한 이유로 반품을 요구했다고 알려지며 시장에서는 김 회장을 향한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이달 27일 성주디앤디 관계자들을 전후 내용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지만, 이미 사임한 김 회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윤명상 대표(구 공동대표)만 단독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MCM 관계자는 "김성주 회장은 이달 1일자로 대표이사 회장직에서도 사임했다"며 "당분간 해외 전략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조사는 윤 대표가 최대한 성실하게 받을 것이며,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문제가 있으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이 경영 전반에 모두 손을 떼고 일선에서 물러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해 추가적으로 확인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성주디앤디는 핸드백 등의 제조를 목적으로 2002년 9월 3일에 설립돼 MCM 브랜드의 제품을 성주인터내셔날에 공급하고 있다. 2003년 5월31일부터 MCM 브랜드의 판매권을 성주인터내셔날로부터 양수해 제품의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김 회장의 지분은 94.8%다.
이달 16일 김 회장은 임기 3개월을 남기고 대한적십자사 회장직도 사임했다. 당시 김 회장은 "남북관계의 개선이 절실한 지금 적십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후임 회장이 남북 화해와 통일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중이던 2014년 10월 8일 3년 임기의 제 28대 대한적십자사 당시 총재로 취임했다. 김 회장의 사임에 따라 현 김선향 부회장이 후임 회장이 선출될 때 까지 회장직을 대행한다.
같은날(26일) 가맹점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미스터피자의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방배동 미스터피자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갑질 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를 겨냥해 MP그룹과 치즈를 공급하는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한 지 닷새 만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 회장은 "최근의 여러 논란과 검찰 수사에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영은 최병민 대표이사가 맡을 예정이다.
정 회장은 보복출점으로 지적된 미스터피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을 바로 폐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자재 공급에 있어서도 일체의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식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외부 전문가와 가족점(가맹점) 대표, 소비자 대표로 이뤄진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방안을 강구,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경영쇄신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프랜차이즈 창업스쿨을 개설해 청년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을 펼치며 미래형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투명경영과 상생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 여러분과 가족점(가맹점주)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미스터피자는 한 개인의 브랜드가 아니라 지금까지 국민들의 사랑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대표 외식 브랜드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생협력을 기본으로 한 투명경영기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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