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현대기아차가 파키스탄 재진출에 성공했다.
23일 자동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현대기아차의 공장 설립을 허가했다. 총 9개 회사가 파키스탄 정부에 공장설립을 위한 허가신청서를 냈는데 현대차의 현지 파트너인 니샤트그룹과 기아차의 합작회사 기아-럭키 모터스 등 3곳의 신청이 최근 받아들여졌다. 투자액은 기아-럭키 모터스가 1억9000만 달러, 니샤트그룹이 1억 64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공장 설립 인가를 받았다"며 "앞으로도 파키스탄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1999년, 현대차는 2000년에 파키스탄 데완 파루크 자동차와 손잡고 파키스탄에서 자동차를 생산ㆍ판매했지만 2004년 데완 파루크 자동차가 부도를 맞으면서 철수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 2월 현대차는 파키스탄 니샤트 그룹 계열사인 니샤트 밀스와 파키스탄에서 승용차와 상용차를 생산ㆍ판매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파키스탄 재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니샤트 밀스가 자동차 생산공장을 짓고 현대차는 반조립제품(CKD)을 수출하는 내용이다. 기아차도 파키스탄 럭키시멘트의 모기업인 유누스 브라더스 그룹과 합작하는 방식으로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파키스탄에 재진출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파키스탄 자동차 시장은 2015년 기준 승용차 18만대, 상용차 5만대 등 23만대 규모다. 인구는 2억여 명에 이르지만 인구 1만 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160여대로 이웃 나라 인도(294대)나 아시아 평균(892대)보다 적어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3월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해 2021년까지 신규 진출하는 외국 기업에 부품 수입 관세를 32.5~50%에서 10~25%로 인하하는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르노는 파키스탄 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2018년 파키스탄 간다라 지역에 신규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을 시작한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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