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2억원 긴급 투입…재해보험 가입 낮아 문제
[아시아경제 최경필 기자]지난달 31일 국지성 호우와 함께 쏟아진 우박으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순천시 월등면 일대의 매실 피해농가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매가 시작됐다.
순천시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월등면 송천 등 피해가 큰 지역 3곳에서 우박에 맞아 상처를 입어 출하가 어려운 매실을 전량 수매 중이다.
지난 15일 피해농가 및 시의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긴급 예비비 12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또 100% 전량 매입해 위탁 가공한 후, 착즙용으로 사용하고 슬러지는 사료용으로도 공급할 예정이다.
일부는 액비화시켜 AI 등 가축 전염병 예방을 위해 축산농가에도 무상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에 수매한 매실은 평균 시장가격보다 낮은 ㎏당 700원에 수매하고 있는데, 20일까지 250여t을 수매했다.
수매기간은 24일까지이지만 일손 부족으로 매실수확에 어려움이 있어 2~3일 정도 연장될 예정인데, 총 450t 정도 수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순천지역 우박 피해 규모는 월등면 등 관내 8개 읍면 836㏊나 된다.
작목별로는 매실을 비롯한 복숭아, 배 등 과수 773㏊, 밭작물 63㏊로 11억6000여만원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재난지원금만으로 피해복구에는 부족한 실정으로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한 다각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 피해 과수 수세 회복을 위한 영양공급, 피해 우심지역 전정지원 및 피해농가 건강관리 및 일자리 알선 등을 추진한다.
내년에는 피해 매실 작목전환 및 복숭아 품종 갱신을 지원하고 시 생산 유용 미생물 제 무상 공급 및 노동력 절감 기자재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우박 피해사태에 보듯 가장 큰 문제는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이는 매실 등 과수작물 보상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대부분의 농가들이 가입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실농가 장모씨는 “재해보험 기준이 마치 공산품 팔 듯이 조사해서 실제 보상은 채 50%도 되지 않는다”며 “보상기준을 높여서 실제 피해규모의 7~80%는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시는 항구적인 순천형 농업재해 대책으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 제고를 위해 농가 자부담률 일부를 연차적으로 지원 확대해 나갈 예정이지만, 정부차원의 재해보험 보상기준 개선이 더 시급한 실정이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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