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사우디의 '실세'로 불리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1) 왕자가 사우디 왕실의 제1왕위 계승자가 됐다.
사우디 국영 방송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21일(현지시간) 제2왕위 계승자이자 국방장관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를 제1왕위계승자로 임명한다는 칙령을 내렸다. 국방장관의 직책은 유지된다. 이같은 칙령은 이날 열린 왕위계승위원회 위원 34명 중 31명의 찬성으로 결정됐다.
그동안 계승서열 1위이자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의 사촌형인 모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 내무장관은 모든 공적 지위가 박탈됐다. 살만 국왕의 조카인 그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보다 왕위 계승 순서에서는 앞섰지만 실세인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와의 권력 싸움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살만 국왕이 80대인 점을 고려하면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30대에 사우디 국왕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가 사우디 왕정을 지탱하는 군과 에너지 산업을 관장하면서 그가 서열을 뒤집고 차기 왕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젊은 감각을 내세우며 사우디의 차세대 개혁 청사진인 '사우디 2030'을 주도하기도 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역시 그가 이끌고 있다.
외신들은 이같은 깜짝 칙령이 카타르, 예멘, 이란 등 주변국들과 사우디의 긴장관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가 사우디의 반(反)이란 정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 등장 이후 갈등이 커지고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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