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1 값' 태국산 신선란 매주 200만~230만개 반입 예정
정부 2100t, 민간 6900t 등 닭고기 비축물량 풀어 가격 안정 도모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재확산, 무더위·가뭄 등 동시다발 악재로 고공행진하는 밥상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값싼 태국 달걀을 처음 국내로 들여오고 닭고기 비축 물량도 시중에 푼다.
20일 정부, 유통업계에 따르면 AI 여파로 달걀 가격이 들썩이는 가운데 국내산의 3분의1 수준인 태국 달걀이 오는 22일 국내에 수입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한 민간업체가 수입하는 태국산 신선란 약 200만개가 22일 처음 선박편으로 국내에 들어온다"고 밝혔다. 해당 수입업체는 200만여개의 초도 물량을 시작으로 매주 200만~230만개를 국내로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산 신선란이 국내에 반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저렴한 태국산 달걀의 수입·유통 시 국내산 가격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산 달걀은 AI 재확산으로 수급이 크게 불안해지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달걀 가격은 지난 3일 제주 등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사례가 나타난 이후 들썩여 왔다. 19일 기준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967원으로 평년 가격(5571원) 대비 43% 높다. 지난달 24일 8000원에서 이달 2일 7839원으로 떨어졌던 달걀 가격은 오름세로 돌아서 다시 8000원대를 넘보고 있다.
태국산 달걀은 현지 원가가 1개 70원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5% 관세 등을 포함한 국내 수입가는 100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30개들이 한 판에 1만원(개당 약 330원)을 넘나드는 국내산 달걀과 비교하면 3분의1 가격이다. 색깔도 국내산과 같은 갈색이어서 생경함이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국내로 수입됐던 미국산 달걀은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는 긍정적 반응이 있는 반면 이질감을 나타내는 소비자도 나왔다.
농식품부는 지난달까지 진행됐던 달걀의 농협 할인 판매를 7∼8월까지 연장하고 정부 수매 달걀 400만개도 공급하는 등 가격 안정책을 병행한다.
달걀과 함께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는 닭고기는 정부 2100t, 민간 6900t 등 비축 물량을 방출한다. 돼지고기 대형 마트 할인 행사도 펼친다.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크게 오른 오징어는 7월까지 정부 수매 물량 1404t을 방출하고 8월에 2차 물량도 풀 예정이다.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 양파의 경우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면 저율 관세할당물량(TRQ) 잔량 6만3000t을 우선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아울러 양파, 고랭지 배추 등 가뭄 피해와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농산물 재배 농가에 대해 생육 기술을 지원하는 등 집중적인 관리가 이뤄진다. 생육 단계 양파 조기 수매 계약, 봄배추 물량 수매 비축 등으로 선제 대응 역량도 확보한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과 외식 등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한국소비자원 등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감시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민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농협이 선도적으로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해 7~8월 중 시중가 대비 20~60% 수준으로 특별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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