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타깃' 런던 차량공격 1명 사망…메이 "테러로 간주"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영국 경찰은 19일(현지시간) 새벽 런던 북부 핀즈버리공원에 있는 모스크(이슬람사원) 인근 인도에서 무슬림을 겨냥한 차량 공격이 발생해 현재까지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병원 3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미한 부상을 입은 2명은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런던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48세 남성 용의자 1명을 체포했으며 대테러 수사팀을 투입해 정확한 경위와 목적 등을 조사 중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끔찍한 공격"이라며 "잠재적인 테러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전 테러 관련 긴급 회의를 주재할 방침이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이날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고의적이고 타깃화 된 공격"이라며 "특정 공동체를 향한 끔찍한 공격인 동시에 관용과 자유, 존중이라는 우리의 공통된 가치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런던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께 승합차 1대가 세븐시스터즈 도로 인근에서 예배를 하고 나오던 이슬람교 신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공격으로 모스크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던 사람들이 차에 치였다.

경찰은 체포된 인물 외에 다른 용의자에 대한 정보는 현재까지 없다면서 "라마단(이슬람 금식월)임을 고려해 경찰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모스크 주변과 근처에 있는 핀즈버리공원역을 봉쇄하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스카이뉴스 등은 "사건 당시 승합차에 남성 3명이 타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말을 전하면서 또 다른 용의자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번 사건이 이슬람 신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정황이 나옴에따라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에 대한 '보복성 공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영국의 무슬림협회(MCB)는 사건 직후 성명을 통해 라마단 기간 중 예배를 드리던 무슬림을 겨냥한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슬람 혐오에 의한 범죄라고 규탄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런던 등지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3월 런던에서 칼리드 마수드가 의사당 부근 웨스트민스터 다리 인도에서 차량·흉기 테러를 일으켰고, 이달 초에는 런던브리지와 버러마켓 인근에서 테러범들이 마수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했다.

지난달 맨체스터에서는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열리고 있던 콘서트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22명이 사망했다. 테러 발생 이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범행의 배후라고 자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