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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폭탄'으로 다시 드러난 교수-대학원생 '갑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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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연구비 횡령, 알고도 불이익 두려워 모르는 척
"터질게 터졌다" vs "용서할 수 없는 범죄" 냉소적 시각


'텀블러 폭탄'으로 다시 드러난 교수-대학원생 '갑을관계' 지난 13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1공학관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터진 '테러의심' 폭발물.(독자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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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폭발물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범죄 행위죠. 하지만 석박사통합 과정 5년간 스트레스로 위장병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할 뻔 했던 제 경험이 떠올라 남의 일 같지 않더라고요." (35ㆍ대기업 연구소 과장)

"지금도 석사 논문 쓸 때 수백만원, 박사 논문은 천만원은 기본인 거 아시죠? 지도교수들께 논문 제출할 때 거마비로 현금 30만~50만원씩 끼워넣는게 관행인데, 참석하는 교수님들이 3~5명, 평균 5~10차례는 논문지도를 받아요. 작년에 청탁금지법 시행되면서 이를 어떻게 하느냐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 다들 방법을 찾았는지 지금은 조용하네요."(34ㆍ인문계열 박사학위 취득자)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김모씨가 교수연구실에 사제폭탄을 설치해 지도교수에게 부상을 입힌 사건을 두고 대학 연구실 내에서 이뤄지는 교수들의 횡포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 김모 교수가 용의자인 대학원생 김씨에게 연구나 논문과 관계 없는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지만, 김씨는 "지난 5월 말 논문 작성과 관련해 크게 질책을 들은 후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한 상태다.

이 사건 이후 교수의 제자 성희롱 문제, 연구실 조교의 열악한 처우, 연구비 횡령 등을 고발하는 글이 온라인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 박사 과정중인 한 학생은 "지도교수의 불법적인 일을 알게 됐지만 이를 폭로할 경우 나 뿐 아니라 우리 랩(실험실) 소속 학생들 모두가 곤란해질까 두려워 입을 닫았다"며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지만 학업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연구자 사회의 폐쇄성, 그리고 결국은 인맥도 실력으로 간주되는 현실 때문에 좌절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생은 "지도교수가 자녀의 학교과제물 작성을 부탁했을 때는 무급 과외교사라는 심정으로 했는데, 교수 애인의 핸드폰 개통 심부름까지 했을 때는 정말 자괴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건으로 교수사회도 잠시 충격을 받는 듯 했지만 사건 자체가 범죄인지라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대학원생은 "바로 옆 학교 사건이 뉴스로 보도된 이후 학생들은 터질 게 터졌다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교수님은 평소처럼 음료수를 나눠마시던 중 '여기 독이라도 든 거 아니지? 세상이 흉흉해서…'라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대학원생들은 우리사회와 각 대학들이 대학원생들의 기본권리 보호를 위한 인식과 부당한 적폐 관행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인권센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2016 서울대 대학원생 인권실태'에 따르면 서울대 대학원생 가운데 33.8%가 폭언 및 욕설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기합ㆍ구타(3.9%), 논문이나 추천 등의 대가 제공 요청(4.8%), 교수의 개인 업무 수행 지시(14.7%) 등 불합리한 요구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편 연세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학내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TF를 통해 사제 폭발물 사건을 수습하고, 대학원생의 연구 환경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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