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일시적인 지표에 너무 과민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시 지표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준금리를 0.75~1.00%에서 1.00~1.25%로 올린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경기 회복에 대한 Fed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지표 둔화로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가 더뎌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Fed는 올해 남은 기간 중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 3차례 이상, 내후년인 2019년에도 세 차례 이상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3월에 내놓은 올해와 내년 금리 인상 전망 경로를 유지한 셈이다.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 등으로 구성된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 축소 계획도 Fed의 의중과 일치한다. Fed는 매달 자산 순만기 규모를 국채 6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억달러로 정하고 분기마다 제한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만기 규모를 제한함으로써 완만한 속도로 자산을 축소해가겠다는 것이다. Fed는 "모든 위원이 자산 축소 계획에 동의했다"며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을 보인다면 올해 자산 정상화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양적긴축에 대해 "아무도 놀라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제하면서 "조만간 양적긴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 진단을 내렸다. 최근 세계 경기 개선이 올해 미국의 수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성장과 고용에 대한 자신감도 경제 전망에 반영됐다.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는 올해 2.1%에서 2.2%로 상향 조정했고, 2018년과 2019년 예상치는 각각 2.1%, 1.9%로 유지했다.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 4.5%에서 4.3%로 낮아졌으며 2018년과 2.19년 전망치도 4.5%에서 4.2%로 각각 낮아졌다. 장기 전망치 역시 4.7%에서 4.6%로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는 "Fed의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가 개선됐으며, 인플레이션 상승세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재투자 축소 시작 시점 공표 시기는 9월 회의로 예상했으며, 추가 금리 인상은 12월로 예상했다.
JP모간 역시 "Fed가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최근 노동시장 긴축에 따른 임금상승 압력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P모간은 9월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긴축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공개됐지만 시장은 예상과 다르게 흘렀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8.54bp(1bp=0.01%포인트) 하락한 2.1265%에 마감했다.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일대비 0.22%(46.09포인트) 오른 2만1374.56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이미 금리인상 요소가 충분히 반영되면서 Fed의 계획대로 충격을 피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Fed의 발표를 무시하고 부진한 경제지표에 베팅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메릴린치의 마크 카바나 미국 단기금리전략 담당자는 "시장은 Fed이 가는 방향에 회의적"이라며 당분간은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시장이 움직일 것임을 시사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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