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축구 FC서울 공격수 박주영과 데얀이 변치 않는 인기를 과시하며 서울 팬들의 유니폼 마킹 순위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은 올 시즌 시작과 함께 새로운 유니폼 ‘Seoul in Seoul’을 발표하며 팬들의 넓은 선택권을 줬다. 새로운 디자인의 유니폼이 출시될 때마다 팬들은 한 벌을 더 구매하는 것과 함께 등에 새겨 넣을 이름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자신이 지지해온 선수들의 이름을 마킹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떠오르는 스타를 믿고 과감한 투자를 하는 팬도 있다.
올 상반기 결과, 역시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선수는 박주영과 데얀이다. 박주영이 근소하게 앞섰지만 두 선수의 이름은 시기마다 엎치락 뒤치락하며 가장 많은 유니폼에 새겨졌다. 서울의 홈경기 날이면 팬들의 등에서 두 선수의 이름을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두 선수의 유니폼 마킹 합계는 전체 판매량 중 약 57%를 차지했다. 오스마르는 3위를 차지했고 주세종, 윤일록이 뒤를 이었다.
서울 수비라인의 미래, 황현수의 마킹도 인기가 늘어가고 있다. 수비라인에서 자리를 잡아 출전 기회를 늘려감에 따라 황현수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수도 제법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20세이하 축구대표팀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임민혁의 이름을 찾는 팬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마킹과 관련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라와 레즈와의 홈경기일 서울 공식 용품샵 ‘FC서울 팬파크’에 젊은 외국인 부부가 방문해 긴 시간 동안 마킹을 문의했다. 바로 오스마르 부부였다. 오스마르는 지난해 태어난 아들 마틴(1세)에게 서울이 올해 출시한 아기용 바디수트를 선물하고 싶었고 마킹까지 해주기 위해 팬파크를 방문한 것이었다. 오스마르를 알아본 팬들로 팬파크가 술렁였지만 오스마르는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 주는 등 성실하게 팬서비스를 하는 와중에도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은 채 경기장으로 향했다.
등 뒤 이름과 번호는 선수의 정체성이자 팬들의 자기표현이다. 하지만 선수 개인만 부각된다고 팀의 가치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보다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유니폼을 구매하려면 선수들 각자의 개성이 한데 어우러져 좋은 경기를 보여주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서울은 선수단 모두가 하나되어 팀 전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후면의 이름이 아닌 전면의 엠블럼의 의미에 더욱 집중하며 훈련과 경기에 임하려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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