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도 산하 핵심기관인 '경기도일자리재단'과 '경기도시공사'를 이끌 수장에 자신의 측근 또는 내부반발이 있는 인사를 앉히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겨냥한 친정체제 구축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기일자리재단은 남경필 경기지사의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경기도시공사는 26개 도 산하기관 중 가장 몸집이 크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남 지사가 내년 도지사 선거를 겨냥한 포석을 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남 지사는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자격논란'을 빚고 있는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최종 결정했다.
남 지사는 김용학 후보자 임명 결정에 앞서 13일 도의회 의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승원 대표, 자유한국당 최호 대표, 국민바른연합 최춘식 대표 등 3개 교섭단체 대표와 만나 동의를 얻었다.
박승원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동 후 "김용학 후보자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신임 사장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라 새 사장 공모가 여의치 않은 점과 리더십 공백 문제 등을 고려해 정무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의회 도덕성검증특별위원회와 경기도시공사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15∼16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 뒤 부적격 의견이 담긴 결과서를 같은 달 22일 남 지사에게 전달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인천도시공사 사장 퇴임 이후 직무 관련 업체에 취업해 4년간 15억8000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고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사실 등이 확인돼 논란이 됐다.
경기도시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김 후보자 임명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과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남 지사는 하루 앞선 12일에는 경기도일자리재단 신임 이사장에 이영선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앉혔다. 이 이사장은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경제학계 대부로 남 지사의 경제분야 멘토다. 남 지사가 대선 경선에 참여할 당시, 캠프에서 경제자문 역할을 했다. 특히 경기일자리재단은 남 지사가 경기도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일자리 창출의 핵심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자리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도지사가 당연직 형태로 맡아왔다. 하지만 재단은 최근 정관을 손질해 이사장을 외부에서 민간 전문가로 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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