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대부분의 마트는 제품을 '두 가지 종류'로 분류해 진열하고 있다. 언뜻 똑같아 보이는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JAKIM(자킴)'이라는 문구가 붙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으로 나눠져있다. 공식 할랄 인증마크인 자킴은 할랄 제품만 담당하는 국가기관인 이슬람개발부(JAKIM)에서 부여한다. 자킴 마크는 말레이시아 시내의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의 제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배려가 말레이시아에서는 잘 발달돼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적극적인 할랄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20년까지 할랄 분야 제품, 서비스, 생산 및 교역의 글로벌 허브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할랄 산업을 정부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1974년 처음 할랄 인증제를 도입한 데 이어 1996년 말레이시아표준법에 따라 말레이시아표준부에서 할랄 제품에 대한 국가 인증 기준을 정하고 있다. 할랄 인증기관으로 세계적인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자킴은 할랄 인증을 위한 제품생산, 취급, 보관 등을 다루는 종합 가이드라인인 '말레이시아 스탠더드(MD)'를 제정했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선도국가로 분류되는 말레이시아가 할랄 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정학적 위치, 인구의 대부분이 무슬림인 다른 아세안 회원국에 비해 발달한 사회기반시설로 인해 아세안 내 할랄 산업을 선도할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할랄 제품의 주 소비층인 중산층을 겨냥한 시험대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할랄 산업이 오는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8%까지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