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마협회 내부비리 논란과 관련해 특정 공무원을 찍어 "나쁜사람"이라고 언급한 게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말을 그대로 따른 결과임을 암시하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씨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런 내용의 증언을 내놨다.
그는 2013년 5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출전한 상주 승마대회 심판 판정시비 논란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특별감사와 관련해 "문체부가 내 뒷조사를 한다고 (최씨에게 말을) 하니 '참 나쁜 사람들이네요'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최씨가 언급한 '나쁜사람'은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 등이다. 이들은 2013년 5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출전한 상주 승마대회 심판 판정 시비에 대한 특별감사를 했다.
이들은 특별감사를 바탕으로 "승마협회 내부에서 최순실과 관련된 파벌 싸움을 정리해야 한다"며 체육계 비리를 보고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이들을 "참 나쁜 사람"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다.
노 전 국장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그러다가 박 전 대통령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느냐"고 언급하자 지난해 7월 아예 공직을 떠났다.
박원오 전 전무는 "(박 전 대통령이 언급한) '나쁜사람'이라는 표현이 당시 최씨가 썼던 표현과 똑같았느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네. 그래서 놀랐다"고 답했다.
그는 "이를 통해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가깝구나 느끼는 계기 됐냐"는 특검 질문에도 "그렇다"며 "꼭 실세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사이인가 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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