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의 복잡한 문제 해결 돕기 위해 고급 범용 알고리즘 개발"
알파고, 바둑계에서 은퇴…딥마인드 "바둑 교육 툴 개발 중"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알파고로 바둑계를 제패한 딥마인드가 다음 과제로 '고급 범용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과학자들의 문제 해결을 돕는 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딥마인드는 이제 열정과 통찰력을 새로운 분야에 적용시켜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학적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파고 연구진은 다음 도전에 열정을 쏟을 것이며 새로운 치료법을 찾거나, 에너지 소비를 현저히 줄이거나, 새로운 혁신적인 소재를 발명하는 등 과학자들이 세계의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고급 범용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도전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AI 시스템이 이러한 분야에서도 상당한 양의 새로운 지식과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이는 몹시 중대한 발견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 지 매우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딥마인드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국할 때부터 알파고가 '범용 알고리즘'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딥마인드가 '고급 범용 알고리즘' 개발 계획을 명시해 향후 AI의 적용분야가 더 방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기간 고급 인력을 투입시켜야 했던 신소재나 신약 개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알파고'를 활용한다면 방대한 데이터 분석도 더 빠르게 해낼 수 있다.
알파고에 적용된 머신러닝 기술은 의료, IT, 에너지 절약 등에 활용되고 있다. 딥마인드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구글의 데이터센터 에너지를 최적화해 열을 식히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40% 가량 절약하기도 했다.
하사비스 CEO는 "딥마인드는 언제나 AI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지식을 가져다주고 이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고 믿고 있고, 알파고는 실제로 이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알파고는 경쟁 상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바둑 기사들에게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도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딥마인드는 이번 '바둑의 미래' 서밋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알파고를 바둑 경기에 참가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사비스 CEO는 "바둑의 고향인 중국에서 세계 최고의 기사들과 함께 한 대국들은 바둑 경기 참가 프로그램으로서 알파고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점이었다"며 "바둑의 미래 서밋은 알파고가 참가하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알파고가 바둑 대국을 하는 일은 없지만 지난 몇 년간 큰 격려와 동기부여를 주신 바둑계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안에 발행될 최종 학술 논문을 통해 알파고 알고리즘의 효율 개선 사항과 더 큰 문제들에 적용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알파고의 첫번째 논문 때와 같이 개발자들이 그 바통을 이어 받아 더 강력한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대신 딥마인드는 바둑 교육툴을 만들어 바둑 수에 대한 분석을 안내하고, 바둑 기사와 팬들이 알파고로 대국을 해석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다.
하사비스 CEO는 "딥마인드는 바둑 교육툴을 만들고 있다"며 "이 도구는 바둑 수에 대한 알파고의 분석을 알려줘 알파고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모든 바둑 기사와 바둑 팬이 알파고를 통해 대국을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영광스럽게도 커제 9단이 첫 협력자로 함께 한다"며 "커제 9단은 딥마인드와 협력해 알파고와의 대국에 대한 연구를 함께 하기로 했으며 이 대국들에 대한 커제 9단의 통찰력에 대해 들어보고, 또 알파고의 분석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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