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를 가진 일본 오사카의 10세 소년 히비키는 친구들처럼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소년은 앞을 볼 수 없는 대신 청력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게임, '리듬천국'을 통해 새로운 재능을 찾을 수 있었다. 사진 = Youtube kentarock1020
일본 오사카에 거주 중인 올해 열 살 소년 사카이 히비키는 시각장애인이다. 한창 뛰놀 나이에 앞을 볼 수 없어 생활에 많은 제약이 있던 소년은 닌텐도에서 출시한 한 게임에 빠져 모처럼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소년은 어떻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을까?
밴드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던 히비키는 우연히 닌텐도에서 출시된 게임 리듬천국(リズム天國)을 접하고 무섭게 몰입하기 시작했다.
통상 이미지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여타 게임과 달리 리듬천국은 박자를 치는데 집중하는 구성으로 정확한 타점을 치면 청각과 촉각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게임에 감동한 히비키는 직접 닌텐도에 편지를 써 보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사카이 히비키이고 나는 5학년입니다. 나는 앞을 볼 수 없지만 항상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임은 많지 않습니다. 딱 하나 뿐이었어요. 바로 리듬 천국입니다.”
히비키는 사용자 입장에서 냉철한 리뷰(?)도 덧붙였다.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닌텐도가 더 많은 리듬천국 게임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게임의 난이도를 조금 더 어렵게 한다면 더 완벽할 것 같아요!”
아울러 특수한 입장에서의 조언도 보탰다. “나는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나와 같은) 시각장애를 가진 많은 친구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 개발이 더 많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소년의 편지를 받아 본 닌텐도 측은 즉각 답변을 보냈는데, 히비키가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점자편지를 보내는 한편 그의 부모를 위한 인쇄본도 함께 첨부했다.
닌텐도 측은 “시각장애 소년이 완벽하게 리듬천국 시리즈를 즐겼다는 사연을 듣고 행복했으며, 히비키군이 지적한 내용은 개발부서에 잘 전달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모두가 즐겁게 놀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히비키군의 성원에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덧붙였다.
히비키의 아버지는 아들의 편지에 친절하게 응답해준 닌텐도에 대한 감사 메시지와 함께 아들의 편지를 지난 18일 SNS에 올렸고, 이를 본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공유로 훈훈한 미담이 소개됐다.
▲ 드럼 연주 삼매경에 빠진 히비키군의 모습. 영상 = Youtube kentarock1020
한편 망막 모세 혈관종으로 시력을 잃은 소년 히비키는 리듬천국 게임을 통해 확인한 재능을 바탕으로 드럼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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