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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샤인플러스' 제작
에이티랩 박영숙 대표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정보에 대한 접근권은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는 기본권입니다. 누구든 인터넷을 할 수 있고,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하죠. 시각장애인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영숙 에이티랩 대표는 시각장애인의 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워치 사용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앱 '샤인플러스'가 대표 제품이다.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낸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거나 16배까지 확대할 수 있게 해준다. 특정 웹페이지만이 아니라 화면에 나타나는 모든 내용에 적용된다는 게 기존 서비스들과의 차별점이다.

읽어주고 크게 보여주고…시각장애인 디지털도우미 박영숙 에이티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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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의 앱에 손가락을 대면 그 앱이 무슨 앱인지 폰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애플 '보이스오버'나 구글 '톡백'은 앞을 전혀 못보는 '전 맹인' 대상이지만 샤인플러스는 '저시력자(시력 0.1~0.4)'를 대상으로 한다. 샤인플러스를 보완하는 보조 애플리케이션은 10여개. 점자인식, 색맹 정도에 따라 화면이 전환하는 기능 등이 있다.


박 대표는 에이티랩을 세우기 전까지 29년간 주한미군의 IT교육 군무원으로 일했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시청각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면서부터였다. 시청각장애인들을 두루 만나보면서 그들이 매일 부딪히는 '디지털 장벽'을 절감했다. 기존 디지털생태계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인터넷은 보편성·공유의 정신 등을 내세웠지만 거기에 시각장애인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바로 그때 박 대표는 미8군 기지에서 군무원으로 일하던 1980년대의 어느 날을 떠올렸다. 당시 병영에서 함께 일하던 미군 한 명은 헤드셋을 낀 채 일했다. 그는 헤드셋을 통해 음성지원을 받으면서 일을 했다. 시각장애인이었던 것이다. 미군에는 이미 1980년대부터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보편화돼 있었다. 시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환경에 박 대표는 뒤늦게 새삼 놀랐다. 박 대표는 결심했다. "우리도 그런 것을 만들어야겠다. 그럼 내가 만들어야겠다".


2010년 10월 박 대표는 에이티랩을 열었다. 그동안 모은 돈을 다 털었다. 2011년 3월에는 김정 이사가 회사에 공식적으로 합류했다. 박 대표는 시청각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면서 김 이사와 자주 대화를 나눴다. 시각장애인의 삶에 대해 더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한 개발과 수정 과정을 거쳐 2013년 12월 '샤인플러스' 앱을 출시했다. 먼저 한국어·영어·일본·프랑스·독일어 5개 국어를 지원했다. 한국어 버전을 만들 때는 50여명의 국내 장애인들이 앱 개발 과정에서 수시로 도움을 줬다.


출시 이후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세계 각국에서 이메일이 쏟아졌다. 해외 시각장애인들이 "샤인플러스를 우리나라 언어 버전으로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온 것이다. 그래서 지원언어를 대폭 확대했다. 지금은 23개 언어를 지원한다. 언어지원 업그레이드는 전 세계 시각장애인들과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특히 아랍어 버전 개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에이티랩이 아랍어 초기버전을 만들어 내놨는데 아랍어권에서 긴급히 수정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왔다. 문자 읽는 방향이 거꾸로 됐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어ㆍ영어 등과 달리 아랍어 해독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뤄진다. '1, 2, 3, 4…'가 아니라, '…4, 3, 2, 1'이었던 것이다. 에이티랩은 최근 일본의 '와이드텍'과 100만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박 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으로도 수출을 준비 중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동안 샤인플러스를 사용해본 시각장애인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비장애인들이 왜 인터넷에 열광하는지 알 것 같아요." 그 목소리는 박 대표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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