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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지팡이의 날]"시각장애인도 책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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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지팡이의 날]"시각장애인도 책 읽고 싶어요"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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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시각장애인이 직업을 고를 때 절대 다수는 안마사를 선택해요. 시각장애인도 하고 싶은 일이 다 다른데 막상 공부를 하려고 해도 필요한 도서가 없어서 힘든 경우가 많아요."

15일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정한 '흰지팡이의 날'이 이날로 37회째를 맞았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미비하다. 특히 시각장애인용 점자도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에 따르면 전국에 장애인도서관(점자도서관)은 39개다.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이 25만2825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도서관 수가 부족한 편이다.

이 때문에 점자도서관의 도서서비스와 점자도서 제작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민혜경 한국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 사무국장은 "1년에 출판되는 일반도서 약 5만종 중 시각장애인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5% 미만"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이 찾는 책은 95% 확률로 없을 만큼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점자도서가 많지 않은 이유는 재정이나 인력이 부족하지만 점자도서의 제작비용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점자도서의 특성상 인쇄된 일반 도서의 내용을 컴퓨터에 텍스트로 입력하고 이를 점자로 변환한 뒤 교정과 편집을 거쳐야 한다. 또 기계를 이용해 점자를 새기는 등 완성된 책을 만들려면 많은 자원봉사자와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두현 서울점자도서관 관장은 "책을 점자도서로 만드는 데 50만원에서 비싸면 200만원까지 들어갈 수 있다"며 "특히 출판사에서 저작권 등의 문제로 도서 파일을 잘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점자도서 1종을 만드는데 2~3개월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각장애인 중 다수는 원하는 점자책을 읽지 못 할 때가 많다. 특히 장래가 유망한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경우 학습 교재나 아동 도서를 많이 접하지 못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비교적 쉽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안마사의 길로 가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한다.


시각장애인 박문수(50)씨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교육 중 70% 정도는 안마 교육이고 기초과학 등 다른 수업은 거의 없다"며 "시각장애인도 사람마다 하고 싶은 일이 모두 다른데 아직 우리나라에선 다른 직업을 위한 교재 등 교육시스템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저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컴퓨터나 보조공학기기 수업을 하지만 보다 전문적인 점자 개정과 더불어 점자 출판에 대한 기술양성 등의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런 점자도서관에 대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부족한 편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점자도서관은 모두 개인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민간도서관이다.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은 사실상 거의 없고 시나 구 등 지자체에서 예산 지원을 받지만 넉넉하지 않다. 서울시의 경우 14개 정도의 점자도서관이 있지만 이들 도서관에 지원되는 총 예산은 6억원 정도다. 평균적으로 도서관 한 곳당 연간 3000~4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받는 셈이어서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


김 관장은 "점자도서관은 사서와 사회복지사, 점역교정사 등을 포함에 한 곳당 6명 이상이 근무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인건비를 고려했을 때 공공에서 지원받는 방법 밖에 없는데, 서울시나 정부에서 장애인도서관을 육성하기 위한 예산 지원을 많이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민 사무국장은 "현재 점자도서는 성인을 위한 문학도서가 대부분이어서 학생 교재라든지 연구를 위한 책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주로 성인들이 점자도서관에 책을 요청하고 도서관도 요구하는 책을 만들기에 급급한 실정이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점자로 만들 여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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