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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기 맞은 '한국 電氣 역사 연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9초

국내 최초 전력회사 한성전기
설립 당시 美 파트너 후손
고종 편지 등 희귀자료 기증
사진만 100여장 달해
119년 한전 뿌리 찾기 결실


새 전기 맞은 '한국 電氣 역사 연구' 한성전기 본사 화재(1902년1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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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전기 맞은 '한국 電氣 역사 연구' 한성전기 본사 화재복구완료(1902년7월)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전기를 사용했을까.

한국전력이 국내 최초 전력회사인 한성전기회사에 관한 희귀자료를 확보하며 '119년 대한민국 전기역사 뿌리 찾기' 프로젝트의 결실을 맺고 있다.


1898년 한성전기 설립 당시 고종 황제가 미국 측 파트너이자 총지배인인 해리 보스트윅에게 보낸 편지, 1900년대 초 서울 사진, 한성전기 운영과 관련한 국내외 신문기사 등이다.


한전은 최근 보스트윅의 외손녀 웬디 샌들러, 외손자 그리피스 윌리암 3세 등 후손들로부터 해당 자료를 무상으로 기증받았다. 신문스크랩, 편지, 메모, 사진 등 관련 문서자료는 대형스크랩북 2권, 소형스크랩북 5권, 소형앨범 5권 규모에 달한다. 낱장 사진만도 100여장이다. 모두 배재대학교 오진석 교수 연구팀과의 미국 현지 사료조사를 통해 발굴된 자료다.


한성전기는 오늘날 한전의 모태로 여겨진다. 명목상 민간회사지만, 실질적으로는 광무황제의 단독출자를 기반으로 한 황실기업이었다. 미국 자본가의 기술과 자본도입을 전제로 설립돼 '한미합자회사'의 성격도 갖는다.


한전 관계자는 “고종의 편지 등 그동안 국내에서 확인할 수 없던 희귀자료가 국내 전기 역사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02년 1월, 본사가 준공된 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찍은 사진들은 폐허가 된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다음날 황성신문에 게재된 기사, 같은 해 7월 본사 건물이 복구되기까지의 사진도 의미 있는 기록들이다. 지금의 동대문종합시장 자리에 세워졌던 75kw 규모 동대문발전소의 경우 사진을 통해 외부,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1900년6월 한성전기의 전차요금표, 1899년9월 전차시간표, 1901년8월 전기등기계개설예식에 초대하는 보스트윅 명의의 초청장 등 전차와 관련한 자료도 대거 포함됐다.


보스트윅이 사용한 편지지에는 한성전기 로고가 담겨있다. 일본인 마키가 1903년 8월 보스트윅에게 보낸 엽서에는 도쿄에 전차가 도입돼 더 이상 마차철도를 볼 수 없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도쿄는 서울보다 늦은 1903년에 전차를 도입했다. 한성전기 전차 차장과 운전수들이 회사에 청원하는 내용이 담긴 청원서도 눈에 띈다.


이번에 기증된 자료에는 한국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도 많다. 특히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근대사 관련 컬러사진들도 다수 포함돼있어, 향후 근대사 연구에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1904년 순명효황후의 장례, 1919년 광무황제의 인산, 러일전쟁, 제물포전투 등 다른 컬렉션에 비해 양과 질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대한제국은 에디슨 전등 발명 이후 8년 만에 경복궁에 점등했고, 고종황제의 출자와 미국의 선진 기술을 접목한 최초의 글로벌 전력기업인 한성전기를 탄생시킨 저력이 있었다”며 “이번 자료는 대한민국의 자산으로,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고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1887년이다. 한국 최초 전깃불은 그해 경복궁에서 켜졌다. 당시 전력은 석탄을 연료료 향원정의 연못에서 물을 끌어올려 생산했다.


자주 불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것을 보고 건들거리는 건달 같다고 해 '건달불'이라고도 불렸다. 이후 고종의 명을 받은 이근배와 김두승에 의해 한성전기가 설립되면서 민간으로 전력이 보급됐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후 10년도 되지 않아서다.


민간에 처음 전기등이 켜진 것은 1900년 4월10일이다. 황성신문은 '전기 회사에서 작일부터 종로에 전등 삼좌(三坐)를 연(燃)하였더라(한성전기가 어제부터 종로에 전등 3개를 밝혔다)'고 다음 날인 11일에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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