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강원도 정선 매둔동굴 유적에서 청동기시대 매장의례를 파악할 수 있는 동굴무덤이 확인됐다.
정선 매둔동굴(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 산 14-2)은 2016년 시굴조사 이후 올해 2월 5일부터 약 한 달간 동굴 입구 지점의 청동기시대 문화층을 중심으로 발굴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한국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불과 매장의 관계를 보여주는 독특한 유형의 무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먼저 청동기시대에 형성된 재층(최대두께 약 18㎝)에서 적어도 네 사람분에 해당하는 사람 뼈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됐다. 재층은 크게 윗부분의 백색 재층과 아랫부분의 회색 계열 재층으로 구분된다. 1호 사람 뼈와 2호 사람 뼈는 백색 재층 바로 위에 잇닿아 안치되어 있다. 나머지 2구로 추정되는 뼈들은 재층 속에 흩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에 따르면, 재층은 전체적으로 기원전 12~8세기(중심 연대는 기원전 10세기)에 속한다. 이 연대는 백색 재층 위에 안치된 1호와 2호 사람 뼈가 청동기시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조사결과로 판단하면, 주검을 안치하기에 앞서 불을 이용한 의식이 먼저 행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 회색 계열 재층에서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 조각 등을 비롯해 청동기시대의 돌화살촉도 발견됐다.
발굴을 담당한 연세대학교 박물관 측은 조사 결과 확보된 사람 뼈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시행, 주검의 성별, 나이, 체질 특성과 무덤의 성격(가족무덤 또는 공동무덤) 등을 자세히 밝히는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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