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 디즈니 해킹 후 협박
"비트코인 안주면 유출하겠다"
디즈니 "한 푼도 못준다" 강경대응
외신 "해적이 해커에게 잡히다니…"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해적이 해커의 인질이 됐다. 랜섬웨어가 전세계를 급습한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사 디즈니도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커들은 미개봉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인질로 삼고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으면 이 영화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해커들이 디즈니에 랜섬웨어를 감염시키고 영화를 인질로 잡고 있다. 디즈니는 아직까지 그들에게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고 있다"고 미국 잡지 더 할리우드 리포터(THR)를 인용해 전했다.
THR는 "보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15일 ABC방송에 '디즈니가 랜섬웨어에 감염돼 영화가 인질로 잡혀있다'는 취지의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질로 잡힌 영화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해커들은 디즈니에게 엄청난 액수의 비트코인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해커들은 "디즈니가 만약 비트코인을 지급하지 않으면, 우리가 갖고 있는 영화를 인터넷에 일부 공개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아이거는 "디즈니는 해커들에게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커가 인질로 잡고 있는 영화는 '캐리비안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BI는 "'해적'에 관한 영화가 '해커'에게 인질로 잡혀있다면 정말 아이러니컬한 일이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현재 대가를 지불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사태가 어떤 결말을 맺을 지 모른다. 세계최대 동영상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는 이런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다가 심각한 피해를 입은 바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랜섬웨어에 감염돼, 해커들로부터 디즈니가 겪고 있는 것과 비슷한 요구를 받았다. 넷플릭스는 협상에 임하지 않았고, 해커들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라는 넷플릭스의 코미디 드라마를 온라인에 일부 유출했다.
이 일을 벌인 '다크오버로드(thedarkoverlord)'라는 아이디의 해커는 "넷플릭스, 우리도 이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길 원하지 않았다. 우리의 점잖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당신들은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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