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충전기 연결해도
사용 중이면 저속충전
삼성전자 "과부하 방지"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서는 고속 충전 기능이 제한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 충전기를 연결한 상태라도 화면이 켜져 있으면 고속 충전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IT매체 판안드로이드가 실험한 결과 갤럭시S8의 화면이 켜진 상태에서는 고속 충전기로 100% 충전하는데 2시간 51분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가 0%에서 100% 충전까지 1시간 37분이 걸린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는 충전 시간 동안 화면을 한 번도 켜지 않은 상태에서나 가능한 수준이다.
갤럭시S8은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고속충전기(Adaptive Fast Charger) 지원한다. 9V/1.6A 또는 5V/2A로 충전한다. 이는 퀄컴 퀵차지 2.0과 동일한 사양이다. 갤럭시S8의 배터리 용량은 3000mAh다.
매체는 갤럭시S6, 갤럭시S7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고지했으나 갤럭시S8에서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갤럭시S8 고속 충전 기능을 쓰기 위해서는 고속 충전기를 연결한 뒤 제품을 내려놓고 그동안 다른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8 사용설명서에도 역시 해당 내용을 알리고 있다"며 "과부하 때문에 사용 중에는 고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ZTE의 '블레이드 V8 프로'는 3140mAh 배터리 용량을 갖췄으며 퀄컴 퀵 차지 2.0을 사용하는데, 충전 내내 유튜브 비디오를 재생했음에도 1시간 32분에 완충됐다. 원플러스 '3T'도 자체 기술인 '대시 차지(Dash Charge)'를 사용하는데, 갤럭시S8과 달리 화면이 켜져 있는 동안에도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구글 '픽셀'의 경우 USB 타입-C 포트로(5V/3A)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데, 스마트폰의 온도가 일정 이상 올라가면 자동으로 일반 충전을 한다. 그러나 메시지 등 간단한 기능을 사용하는 중에는 고속 충전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갤럭시S8에서는 이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조기 단종 이후 배터리 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설계 결함으로 제품이 발화하는 등 안전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논란이 됐다. 이에 갤럭시S8 출시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 제품을 쓰는 고객들에게 수차례 '휴대폰 충전기 안전 주의 사항'을 공지하고 있다.
공지 사항을 통해 삼성전자는 "휴대폰 충전시 공인 기관의 인증을 받은 안전한 충전기를 사용하길 바란다"며 "비인증 충전기로 인해 발생한 휴대폰 손상은 고객 과실로서 무상 A/S 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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