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북단 러시아 베르호얀스크, 스탈린이 정적 보낸 험지로 악명 높아
세계에서 가장 추운도시 베르호얀스크는 북반구에 사람이 거주하는 마을 중 맹추위를 자랑하는 곳으로, 인근에 위치한 마을 오이먀콘과 함께 영하 60~70℃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얼음의 땅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사진 = wikipedia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는 어디일까? 막강한 경쟁지역을 제친 최고의 얼음도시는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다. 인구 1150명이 사는 이 도시의 최저 기온 기록은 -69.8℃로 겨울철 체감온도는 펄펄 끓는 물을 공기 중에 뿌리는 즉시 얼음이 되는 풍경으로 확인할 정도. 도무지 생활이 어려울 것 같은 극지 베르호얀스크는 어떻게 사람이 사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자유를 갈망했던 유목민족 카자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장을 거듭한 끝에 우크라이나 최고의 군사민족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들 중 일부가 자유를 찾아 요새를 세운 것이 베르호얀스크의 시초가 됐다. 사진 = Old Pics Archive
자유를 찾아 얼음 위에 새운 요새
동토를 떠돌았던 반유목민족 카자크는 폴란드, 몽골, 오스만 튀르크 등 막강한 왕국세력 간 경쟁을 피해 자체적 무장으로 힘을 길렀다. 연합왕국의 용병으로 맹위를 떨쳤던 카자크는 용병이 될지언정 노예의 삶은 거부한 ‘자유정신’의 소유자들로 그들만의 요새를 구축해 거주하며 모두가 평등한 마을을 이뤄 살았다. 자유를 위해 얼어붙은 땅을 헤매던 카자크가 1638년 깃발을 꽂고 요새를 구축한 지역이 바로 베르호얀스크였고, 이후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에 집이 생기고, 생명의 온기가 내려앉아 오늘에 이르게 됐다.
▲ 베른호얀스크에서 영하 40℃는 겨울 중에도 날씨가 좋은 축에 속한다.
극심한 추위의 원인은?
북극권에 속한 베르호얀스크는 극지에 가까워지면서 형성된 고기압에 의해 열이 하늘로 올라가는 방사냉각현상으로 기온이 사정없이 떨어지는 지역이다. 비는 거의 내리지 않으며 고기압에 의한 맑은 날씨가 지속돼 눈 또한 많이 내리지 않아 연간 강수량은 173mm 에 불과하다. 때문에 1892년 2월 측정된 기온이 -69.8℃로 알려지며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반면 여름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선선한 날씨를 유지하는데 1988년 7월엔 37.3℃를 기록하며 관측사상 최대 연교차 107℃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하지만 7월에도 일교차가 크고, 날씨 변동이 심해 한국과 같은 더위는 없다고. 베르호얀스크의 7월 평균 기온은 15.9℃로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보이고 있다.
겨울의 평균기온이 -50℃를 넘나드는 베른호얀스크에 스탈린은 정치범수용소를 세워 자신의 독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수용자들이 강제노동에 동원 돼 베른호얀스크 산맥에 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속출해 도로와 도시에 각각 '뼈 위의 도로', '죽음의 반지'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사진 = Educational-Geography
정치범 수용하며 얻은 별칭, ‘죽음의 반지’
스탈린은 집권 후 독재과정에서 정적 숙청을 위해 정치범만 100만 명 넘게 사형시키고, 1000만 명 이상을 정치범수용소에 감금하며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원주민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살기 어려운 베르호얀스크에 정치범수용소를 세운 스탈린은 별다른 고문이나 위해 없이 환경만으로 수용된 이들에게 극한의 고통을 안겼다. 인근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추운마을 오이먀콘을 잇는 베르호얀스크 산맥의 도로 역시 당시 재소자들을 동원, 강제 노동으로 건설했는데 이때 많은 노동자들이 사망한 것 때문에 이 도로에는 ‘뼈 위의 도로’, 베르호얀스크에는 ‘(스탈린의) 죽음의 반지’라는 별칭이 붙게 됐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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